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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잭슨 목사 “韓人-흑인 뭉쳐 증오범죄 맞서야”

美 잭슨 목사 “韓人-흑인 뭉쳐 증오범죄 맞서야”

Posted March. 24, 2022 07:56   

Updated March. 24, 2022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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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보이지 않는(invisible) 존재가 되면 안 됩니다.”

 최근 아시아계 증오범죄로 고통받고 있는 미국 한인 사회가 든든한 우군을 만났다. 살아있는 흑인 민권 운동의 대부로 평가되는 제시 잭슨 목사(81)가 22일(현지 시간) 뉴욕 맨해튼에 있는 한인회관을 방문했다. 찰스 윤 뉴욕한인회장 등 지역 한인사회 지도자들이 함께한 이 자리에서 잭슨 목사는 인종차별과 증오범죄에 대항해 이민자들이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최근 잇단 증오범죄에도 미국 사회에서 큰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한인사회를 향해 “우리는 (이 사회에서) 보이지 않는 존재가 돼선 안 된다. 우리는 목소리를 높여서 ‘보이는 존재’가 돼야 한다”며 “그래야 우리가 권익을 찾을 수 있다”고 힘주어 말했다.

 잭슨 목사는 마틴 루서 킹 목사의 후계자로 꼽혀 온 흑인 사회의 거물급 지도자다. 그는 젊었을 때 킹 목사와 민권 운동을 같이했으며, 1968년 킹 목사가 멤피스 시내 모텔에서 암살됐을 때 현장에도 있었다.

 이날 잭슨 목사는 미국 사회의 소수자들이 인종 간 연대를 통해 힘을 키울 수 있다고 역설했다. 역사적으로 오랜 차별에 시달려온 흑인 커뮤니티가 아시아계와 힘을 합치면 사회에서 소수가 아닌 다수가 돼 정치적 역량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이날 그런 의미에서 참석자들과 함께 “우리는 다수(majority)다”라는 구호를 여러 번 외치기도 했다.

 잭슨 목사는 또 올봄 뉴욕 매디슨스퀘어가든에서 아시아계와 흑인 사회가 연합해 대규모 집회를 할 것을 제안했고, 자신이 설립한 시민단체 ‘레인보 연합’에도 한인 사회가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잭슨 목사는 “미국에서 아시아계에 대한 증오범죄 역사는 오래됐다”면서도 우리는 이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한인회장은 이날 행사에 대해 “저명한 인권운동가가 직접 와서 말씀해 주시니 한인사회에도 큰 힘이 된다”고 말했다.


유재동 jarret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