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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욱 “이재명 시장 돼야 유리”… ‘각본’대로 진행된 대장동 개발

남욱 “이재명 시장 돼야 유리”… ‘각본’대로 진행된 대장동 개발

Posted October. 18, 2021 10:14   

Updated October. 18, 2021 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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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남욱 변호사가 2014년 4월 대장동 원주민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재명 시장이 (재선)되면 아주 급속도로 사업 진행은 추진이 빨라질 것 같다. 이재명 시장이 되는 게 훨씬 낫지 않겠나”라고 말했다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남 변호사는 “(이재명 시장이) 재선되면, (유동규 본부장이) 다음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 얘기가 있다”고도 했다.

 남 변호사가 발언한 시점은 성남시가 대장동 개발방식이 확정되지도 않았던 때였다. 그런데 남 변호사와 유동규 씨는 민관합동 개발이 정해진 것처럼 말하고 행동했다. 2012년 4월 성남시시설관리공단 기획본부장이던 유 씨는 언론에 대장동을 민관합동 방식으로 개발하겠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어 2013년 대장동 원주민들과 만나 특수목적법인(SPC)을 만들고 공사가 50% 이상의 지분으로 참여하겠다고 설명했다. 이후 남 변호사는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에 재선돼야 사업이 빨라진다고 주민들을 설득하면서 유 씨의 사장 임명설까지 언급한 것이다.

 실제 대장동 개발사업은 남 변호사와 유 씨가 말한 대로 진행됐다. 이 지사는 시장에 재선된 이후 대장동 개발을 민관합동 방식으로 신속하게 진행했고, 성남도개공이 50%+1주의 지분으로 참여했다. 유 씨는 민간사업자를 선정하고 사업을 본격화하던 시기에 성남도개공 사장 직무대리를 맡았다. 민간 초과 이익 환수 조항이 빠지는 등 민간업자들에게 일방적으로 유리한 방식으로 사업이 이뤄졌다. 그 결과 남 변호사는 천화동인 4호 실소유주로서 1000억 원대의 배당금을 받았고, 유 씨는 화천대유 측에서 700억 원을 약속받았다. 이들이 처음부터 사업 설계에 관여하고 실행하지 않았다면 일어나기 어려운 일이다.

 미국에 머물던 남 변호사는 오늘 귀국해 검찰의 조사를 받게 된다.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에 뛰어든 남 변호사는 대장동 게이트의 전모를 알고 있는 인물로 평가되고 있다.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되는 등 실체가 규명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커지는 상황이다. 검찰은 남 변호사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통해 민간업자에 대한 특혜는 누가 결정한 것인지, 정·관·법조계 로비는 어디까지 이뤄졌는지, 이 지사의 책임 범위는 어디까지인지 등 핵심 의혹들에 대한 단서를 찾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