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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여정 “종전선언 흥미있지만 적대정책 철회 우선”

北 김여정 “종전선언 흥미있지만 적대정책 철회 우선”

Posted September. 25, 2021 07:42   

Updated September. 25, 2021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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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문재인 대통령의 종전선언 제안 이틀 만에 ‘한미의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를 종전선언 추진을 위한 조건으로 내걸었다. 북한은 주한미군 및 한반도에 전개된 미국의 전략자산 철수와 한미 연합훈련 등을 적대시정책에 포함시켰다. 모두 한미동맹과 직결되는 사안이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사진)은 24일 종전선언에 대해 “종전선언은 흥미 있는 제안이고 좋은 발상”이라면서도 “우리 국가에 대한 이중적인 기준과 편견, 적대시적인 정책과 언동이 지속되는 속에서 종전을 선언한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김여정은 “대북 적대시정책 철회”가 종전선언의 “선결 조건”이라고 강조한 뒤 “남조선(한국)이 적대적이지 않다면 북남 사이에 다시 긴밀한 소통을 유지해 관계 회복과 발전 전망에 대한 건설적 논의를 할 용의가 있다”고도 했다.

 김여정의 담화 7시간 전인 오전 6시경에는 차관보급인 리태성 외무성 부상이 미국을 겨냥해 “종전을 가로막는 최대 장애물인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정책이 남아 있는 한 종전선언은 허상에 불과하다”며 “종전선언 채택은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악랄해지는 미국의 적대시정책”으로 “조선반도(한반도)와 주변에서 기동하고 있는 미군 무력과 방대한 최신 전쟁자산들, 해마다 벌어지는 각종 명목의 전쟁연습들”을 들었다.

 반면 문 대통령은 전날 유엔총회 일정 뒤 귀국길에 가진 기내간담회에서 “종전선언은 주한미군의 철수, 한미동맹과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말했다.

 박수현 대통령국민소통수석비서관은 김여정 담화에 대해 YTN 라디오에서 “굉장히 의미 있고 무게 있게 받아들인다”며 “조건을 붙인 것은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메시지”라고 했다.


박효목기자 tree6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