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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핵탄두 개발 정황 평양 인근 시설 포착

北, 핵탄두 개발 정황 평양 인근 시설 포착

Posted July. 10, 2020 07:41   

Updated July. 10, 2020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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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이 평양 인근의 원로리에서 핵탄두를 개발하고 있는 정황이 공개됐다. 핵탄두 제작 목적으로 추정되는 시설이 공개적으로 드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미 정상회담 의사를 내비치자마자 북한이 최근까지 핵 활동을 계속해왔다는 정황이 공개된 것으로 11월 미 대선 전 북-미 정상회담 추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북핵 관련 시설을 수년간 추적해 온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는 8일(현지 시간) 민간 위성업체 플래닛랩스가 촬영한 사진을 분석한 결과 평양 시내로부터 10여 km 떨어진 원로리에서 핵탄두 개발시설이 가동되고 있는 정황을 포착했다고 밝혔다. 부지를 둘러싼 보안 경계선, 과학자 전용 숙소, 지도자 방문 기념물, 지하 시설 등 기존 핵시설의 특징을 모두 갖추고 있다는 것. 승용차, 트럭, 화물 컨테이너 등 차량의 활발한 이동도 관측됐다고 연구소는 전했다. 제프리 루이스 미들버리 국제학연구소장은 “2015년 처음 원로리 시설을 포착했을 때는 구체적으로 어떤 핵 관련 활동이 이뤄지는지 파악하기 어려워서 일반에 이 시설을 공개하지 않았다. 하지만 미국 과학자연맹(FAS)의 앤킷 팬더 선임연구원이 출간할 책에서 이곳을 소개함에 따라 공익을 위해 공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비확산 분야 전문가인 팬더 연구원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프로그램을 다룬 ‘김정은과 폭탄’이라는 책을 8월 7일 출간하는데 ‘미국 정보당국은 원로리 근처에 핵탄두 제조시설이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CNN은 보도했다.

 군 전문가들은 원로리 시설 공개로 평양 인근에 ‘핵물질 생산-핵탄두 제작-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조립’이 가능한 ‘핵 벨트’가 사실상 구축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원로리 시설은 5월 공개된 평양 인근 신리의 ICBM 조립 시설에서 14km 떨어져 있다.

 특히 북한이 핵무력 완성을 위해 ICBM에 장착할 핵탄두의 소형화와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에 몰두하는 만큼 원로리 시설의 역할도 클 수밖에 없단 관측이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원로리 시설은 핵무기 개발 및 생산과 직접적인 관계가 없는 지원시설로 판단 중”이라면서도 “해당 부지 내 차량 움직임 등이 포착되고 있어 한미가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다른 외교 소식통은 “원로리와 핵 관련성은 오래전부터 제기되어 왔는데 이번에 위성사진으로 구체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신규진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