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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적인 북, 웜비어 가족에 5643억원 배상하라”

“야만적인 북, 웜비어 가족에 5643억원 배상하라”

Posted December. 26, 2018 07:41   

Updated December. 26, 2018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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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북한에 억류당해 뇌사상태가 된 뒤 사망한 미국인 청년 오토 웜비어의 가족이 북한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5억여 달러의 배상판결을 받아냈다. 미 연방법원이 불법 억류와 고문 등 가혹행위에 대해 북한의 책임을 물은 사상 최대 배상금액으로, 향후 국제사회의 대북 인권 개선 압박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 연방법원 베릴 하월 판사는 24일(현지 시간) “북한은 웜비어의 가족에게 5억113만4683달러(약 5643억 원)를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가족들이 청구한 위자료와 치료비 등 5100만여 달러를 그대로 인정했고, 징벌적 손해배상금으로 웜비어와 부모 프레드, 신디 웜비어 씨에게 1억5000만 달러씩 모두 4억5000달러를 지급하라고 판시했다. 하월 판사는 “북한은 야만적인 방식으로 웜비어를 고문해 허위 자백을 하게 했고, 재판 결과를 북한의 외교적 목적을 위해 대미 지렛대로 활용했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의 과거 가혹행위 사례, 가족과 전문가들의 의견, 주치의들의 소견 등을 종합해 볼 때 웜비어를 인질로 잡고 고문해 사망에 이르게 한 북한의 책임이 인정된다”고 명시했다.

 변호인단은 조만간 국제우편 방식을 통해 피고인 리용호 북한 외무상에게 판결문을 전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으로부터 배상금을 받아낼 가능성은 거의 없는 상태다. 북한은 웜비어의 죽음이 식중독균인 보툴리누스 중독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해 왔으며, 이번 소송 과정에는 일절 응하지 않았다.

 웜비어의 부모는 재판 후 성명을 내고 “김(정은) 정권이 아들의 죽음에 합법적이고 도덕적인 책임이 있다는 것을 전 세계가 알 수 있도록 판결이 내려진 것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워싱턴=이정은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