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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화학 폐기’ 다시 강조한 美… 비핵화 목표치는 타협 없다

‘생화학 폐기’ 다시 강조한 美… 비핵화 목표치는 타협 없다

Posted May. 30, 2018 08:14   

Updated May. 30, 2018 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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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을 2주 남긴 어제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베이징에 도착했다. 김영철은 오늘 워싱턴으로 가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고위급 회담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성 김 주필리핀 대사와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판문점 협상, 조 헤이긴 백악관 부비서실장과 김창선 북한 국무위원회 부장의 싱가포르 협상과 더불어 동시다발적으로 북-미간 협상이 밀도 높게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북-미 협상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면서 트럼프 행정부는 어제쯤으로 예정했던 새로운 대북제재안의 발표를 무기 연기한 것으로 전해진다. 트럼프 대통령은 “남은 시간이 부족하다”는 참모진의 우려에도 6월 12일 회담 개최가 차질 없이 이뤄지도록 백악관과 행정부를 강하게 독려하고 있다고 CNN은 보도했다.

 이런 가운데 어제 백악관은 “북한 핵무기와 생화학 무기,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영구적인 폐기 달성이 긴요한 사항”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2일 제기했다가 북한이 대화거부 태도를 보인 이후 더는 거론하지 않았던 PVID(영구적이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개념이 ‘완전하고 영구적인’이라는 더 높아진 기준치로 부활한 것이다. 존 볼턴 국가안보보좌관이 이달 초 생화학무기도 폐기 대상이 되어야한다고 주장한데 대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공식 입장이라고 확인해준 것이다. 이런 긴박한 움직임들은 싱가포르 회담 성사에 모든 역량을 투입하되, 비핵화 기준은 절대 타협하거나 낮추지 않겠다는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분명하게 보여준다.

 북한은 이달 초 PVID와 생화학무기가 거론되자 강력히 반발했고 남북고위급 회담 연기, 북-미 실무접촉을 위한 미국 측 연락에 대한 응답 거절 등 대화 거부 자세를 보였다. 어제 노동신문이 “미국이 회담을 원한다면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중단해야 한다”며 8월로 예정된 을지프리덤가디언(UFG) 연습을 시비 걸고 나선 것을 보면 북한 역시 기싸움의 강도를 높여갈 가능성이 크다.

 싱가포르 회담 성사를 위한 사전협상과 여건조성에 최선을 다하되, 비핵화의 목표치는 타협이 있어선 안 된다. ‘영구적 비핵화’라는 표현을 사용하든 않든 북한이 다시 핵도발의 길로 퇴행하지 못하도록 장치를 마련하는 건 완전한 비핵화의 핵심 요소다. 30곳 가량의 시설에서 이미 2500∼5000t을 만들어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생화학 무기 능력도 완전히 제거되어야한다. 그것이 완전한 비핵화의 기본이며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의 출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