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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만나야 하나’ 고민한다는 트럼프… 北, 다 잃고 싶은가

‘김정은 만나야 하나’ 고민한다는 트럼프… 北, 다 잃고 싶은가

Posted May. 22, 2018 07:21   

Updated May. 22, 2018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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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주 앞으로 다가온 북-미 정상회담을 계속 진행해야하는지를 참모들에게 집요하게 묻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 1부상이 “핵을 포기하고 미국의 경제보상을 받는 그런 거래를 절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한데 놀라고 분개했으며, 북-미 회담이 정치적 낭패가 될까봐 점점 걱정하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북한의 태도변화를 놓고 ‘북한의 상투적인 협상전략’이라는 분석이 주를 이루지만, 트럼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는 것 자체의 득실을 다시 따져보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사실 4·27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를 말한 지 3주도 안돼 돌변하기 시작한 북한의 행태는 ‘협상의 달인’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도 당혹스런 사태 전개일 것이다. 한국의 전문가들은 북-미 회담에서 더 많은 걸 받아내기 위한 압박 전술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지만 북한에 익숙지 않은 트럼프와 참모들이 받아들이는 감은 많이 다른 것 같다. 22일 한미 정상회담이 예정돼 있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20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문 대통령이 전했던 김정은의 말과 최근 북한의 성명이 왜 다른지를 물었다는 것도 그런 기류를 드러낸다.

 물론 현재의 삐꺽대는 조짐은 성공에 대한 자신감에 넘쳤던 트럼프가 북한의 협상 패턴, 그리고 중국이 제재 대열에서 조금이라도 이탈 조짐을 보일 때 평양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깨달아가는 수업 과정이 될 수 있다. 북한은 6·15남북공동행사를 논의하려던 6·15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에 초청장을 보내지 않는 등 남한에게는 등 돌리기를 계속하지만 미국이나 북-미 회담에 대해서는 더 이상 험담을 하지 않고 있다.

 그럼에도 노벨평화상 얘기 등에 고취된 트럼프의 회담 성공에 대한 열망을 알아차린 김정은이 시간이 지나면 사라질 수준의 비핵화 약속만 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는 것이 현실이다. 만약 북한의 어깃장이 계속돼 김정은의 비핵화 약속 자체가 위기 모면 책략에 불과했다는 판단을 하는 상황이 되면 판 자체가 깨질 수 있음을 북한은 명심해야한다. 구태의연한 전술로 상황을 벼랑끝으로 몰고 가다가는 지구촌 최빈곤의 고립상태를 벗어나 정상국가가 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를 놓칠 수도 있음은 물론 김정은 체제 자체가 바람 앞으로 등불이 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