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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도 흠뻑 빠진 ‘살인자의 기억법’

Posted April. 16, 2018 07:45   

Updated April. 16, 201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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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영하(사진) 장편소설 ‘살인자의 기억법’이 제4회 일본번역대상을 수상했다. 이 상은 2016년 12월 1일부터 지난해 말까지 13개월 동안 일본어로 번역 출판된 작품 중 가장 뛰어난 작품에 주는 것이다.

 수상작은 알츠하이머병에 걸려 기억을 잃어가는 연쇄살인범의 시점에서 이야기를 전개하는 독특한 구조로 일본에선 지난해 10월 번역 출간됐다. 독자들로부터 ‘갈고닦은 문장 하나하나가 빛난다’ ‘올해 읽은 소설 중 최고’라는 좋은 평가를 받았다. 영화화돼 지난해 한국과 일본에서 개봉됐다.

 번역자는 한국에서 시인으로도 등단한 요시카와 나기(吉川지) 씨. 현재 박경리 ‘토지’ 완역에도 참여 중인 요시카와 씨는 “일본 독자를 감동시키는 역량을 가진 한국 작가들이 많아 최근 번역 출판이 활기를 띠고 있다. 이번 수상은 그런 큰 흐름의 결과”라고 소감을 밝혔다.

 주최 측은 독자가 추천한 13개 작품에 심사위원이 추천한 5개 작품을 더해 18편을 후보로 올렸는데 여기에 한국 작품이 3편 포함됐다. 이후 심사를 거쳐 최종 후보 5편이 선정됐는데 ‘살인자의 기억법’은 폴란드 작가 볼레스와프 프루스의 ‘인형’과 함께 대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도쿄(東京) 시내에서 28일 열린다.

 최근 일본에선 한국 문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수상작을 펴낸 출판사 쿠온의 김승복 대표는 “한국 소설이 일본어로 많이 번역되면서 자연스럽게 의미 있는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한국 작가들은 민감한 사회 문제를 비켜가지 않는다는 점에서 일본 작가들과 대비된다”고 말했다. 독자들이 크라우드펀딩으로 만든 이 상은 2015년 1회 때 박민규의 ‘카스테라’가 대상을 받아 한국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