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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 대도살’

Posted December. 13, 2017 08:26   

Updated December. 13, 2017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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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의 난징대학살 기념관의 조형물은 관람객조차 소름이 돋게 만든다. 기념관 외벽엔 희생당한 사람들의 명단이 새겨져 있고, 안에는 2014년 개관 당시 생존자 1000명의 얼굴 사진이 걸려 있다. 1937년 12월 13일부터 6주간 자행된 학살 희생자는 30만 명으로 난징 인구의 절반에 이른다. 상하이와 난징 장악 과정에서 뜻밖의 격렬한 저항에 부닥친 일군(日軍)은 중국군의 사기를 떨어뜨리기 위해 학살을 저질렀다. 중국인들은 이를 대학살 대신 어감이 강한 대도살(大屠殺)이라고 부른다.

 ▷중국판 ‘안네의 일기’로 알려진 진링(金陵)여대 청루이팡(程瑞芳) 사감의 일기에 당시의 잔혹상이 나온다. 일제는 패잔병은 물론 무고한 양민까지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보이는 족족 살해했다. 기관총이나 수류탄으로 살해한 것이 신사적일 정도였다. 총알을 아끼려고 생매장을 하거나 휘발유를 뿌려 불태워 죽였다. 모조리 죽이고(살광·殺光) 불태우고(소광·燒光) 약탈하는(창광·창光) 일제의 3광(光) 작전은 유대인을 학살한 나치조차도 ‘야수의 행위’라며 규탄할 정도였다.

 ▷‘용서는 하되 잊지는 말자(可以寬恕, 但不可以忘却).’ 2014년 중국 정부는 1985년 지은 난징기념관을 크게 확장한 뒤 관람코스 벽면에 이를 크게 새겨 놓았다. 2014년엔 12월 13일을 국가추모일로 정하고 2015년엔 유네스코의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했다. 시진핑 국가주석 등 중국 지도부는 어제 공산당 서열 1∼4위가 모두 내려가 추도식에 참석했다. 난징대학살 80주년에 즈음한 행보다.

 ▷일본은 아직도 난징대학살의 피해 숫자가 과장됐다고 주장한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증거자료를 확보하고도 강제연행은 없었다는 주장과 일맥상통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번 첫 방중에서 난징대학살과 관련해 추모의 뜻을 표시할 계획이다. 일제의 침략을 똑같이 받은 한중 양국으로서는 위안부 문제와 더불어 서로 공감할 수 있는 사건이기도 하다. ‘진정한 사과는 강한 자만이 할 수 있다’는 서양 격언이 있다. 일본이 되새겼으면 하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