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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박 대통령에게 듣고 싶은 것들

북한의 4차 핵실험 이후 박 대통령에게 듣고 싶은 것들

Posted January. 12, 2016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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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내일 대()국민 담화와 신년 기자회견을 통해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고조된 한반도 위기에 대한 생각을 밝힌다. 북한 김정은이 핵실험 감행한 당일인 6일 박 대통령은 국제사회와 긴밀한 협력하에 북한이 핵실험에 대해 반드시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담화에는 당시 대통령 발언에 대한 구체적 설명과 함께 북핵문제의 근본적 변화에 따른 박근혜 정부의 대북정책 변화에 대해 소상히 밝혀야 할 것이다.

우선 북이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도록 만들 방법이 있는지 국민은 궁금하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대북 제재 논의에 들어갔지만 중국은 이번에도 고강도 제재엔 난색을 표했다. 윤병세 외교부 장관은 한중관계에 대해 이제 북핵은 물론 한반도 미래에 관한 문제에서도 과거에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의 대화를 최고위급에서 나눌 만큼 발전했다고 자화자찬했지만 박 대통령은 아직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 협의도 하지 못했다. 시 주석이 외국 정상과 통화를 하지 않는다는 배경 설명도 나오지만 그렇다면 중국의 협조를 어떻게 이끌어 낼 것인지 알고 싶다.

둘째, 정부는 작년 8월 박근혜 정부의 국정 1기 주요 성과 자료집 중 외교통일국방분야에서 강력한 대응을 통한 억지와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를 통한 압박 그리고 의미 있는 비핵화 대화 가동을 위한 주도적 노력 등 대화를 통해 북핵문제의 실질적 진전을 모색해왔다고 자평했다. 이같은 평가는 허구로 드러났다. 허박 대통령은 참모진에 한반도 신뢰프로세스 등 대북 정책 실패의 책임을 묻고, 남은 임기 중 외교안보 정책을 어떻게 추진할 것인지 답해야 한다.

셋째, 북핵 문제를 한국이 주도할 수는 있는지 국민은 궁금하다. 우리는 북이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1992년 2월 19일 발효)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에 대해 지금껏 정면으로 따져본 적이 없다. 북이 핵문제는 미국과 논의할 문제라고 통미봉남()을 고집하고, 우리 정부와 대화조차 거부할 경우 이대로 북에 끌려가야만 하는지 대통령의 비책()을 듣고 싶다.

넷째, 이제 한국도 핵무장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여권 내부에서도 나온다. 핵에는 핵 외에는 대응수단이 있을 수 없다는 인식이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에 역행하고 한국의 외교적, 경제적 고립을 자초할 수 있어 현실적으로 고려하기 어렵다. 미국이 만류하는 판에 한미동맹을 포기하고 핵을 선택할 수도 없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의 대안을 알고 싶다.

다섯째, 북핵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악의 경우 전쟁을 감수할 정도의 결의와 태세를 정부가 갖췄는지 궁금하다. 김정은은 대사변 대비 같은 말로 전쟁 불사를 외치고 있다. 북에 제재와 압박을 가하다 보면 긴장이 고조돼 심각한 군사충돌도 배제할 수 없다.

나라가 누란()의 위기에 처한 만큼 박 대통령이 통합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 야당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불러 핵 위기에 관해 설명하고 진솔히 협조를 구해야 한다. 그런 자세로 기자들과도 자유롭게 질의응답을 주고받는다면 설령 말이 막히거나 진행이 매끄럽지 못하더라도 대통령의 진정성을 국민이 공감할 것이다. 북도, 세계도 대통령 발언을 지켜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