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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그린 크리스마스미국-캐나다 동부 역대 최고기온

따뜻한 그린 크리스마스미국-캐나다 동부 역대 최고기온

Posted December. 26, 2015 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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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과 캐나다 동부 지역은 눈에 덮인 화이트 크리스마스가 아니라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하며 파란 잔디 위에 싱그러운 봄꽃이 피는 그린 크리스마스를 맞았다. 반면 미국 중남부 지역은 겨울철 드물게 발생하는 토네이도(회오리바람)로 쑥대밭이 되는 크리스마스의 악몽을 겪었다.

성탄절 전날인 24일 오전 뉴욕의 기온은 22.2도까지 치솟았다고 ABC가 보도했다. 크리스마스이브의 평균 기온 4도를 5배나 넘어선 봄날 기온이었다. 기상 관측이 시작된 1871년 이후 최고 기온은 1996년에 기록된 17.2도였다. 워싱턴과 필라델피아(21.6도), 보스턴(20도)도 역대 최고 기온을 넘어섰다.

이로 인해 미 동부 곳곳에서 동백 같은 봄꽃이 피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시민들은 반팔 티셔츠와 반바지 차림으로 돌아다니거나 웃옷까지 벗어던지고 운동하는 모습이었다. 기상리포터들은 지난해 크리스마스에 시작된 슈퍼엘니뇨의 영향 때문이라면서 산타클로스가 땀을 흘리지 않으려면 버뮤다 반바지(무릎 위까지 내려오는 반바지)를 입어야겠다는 농담을 던졌다.

뉴욕 북쪽에 위치한 캐나다 동부지역도 이날 역대 최고 기온을 경신했다고 캐나다 CBC가 보도했다 수도 오타와는 17도로 1996년 기록한 최고 기온보다 두 배 이상 기온이 치솟았다. 몬트리올도 1957년의 최고 기온 8.3도보다 두 배 가까이로 높은 16도였다. 온타리오 주의 윈저는 15도로 종전 최고치인 1941년 12도를 70년 만에 경신했다.

겨울마다 토론토 시청 인근 스케이트장으로 변신하던 네이선 광장은 물바다가 됐고 퀘벡의 유명 스키장인 아울스헤드는 문도 열지 못했다. 반면 동한기를 맞아 한산해야 할 골프장은 따뜻한 날씨 속에 라운딩을 즐기는 골퍼들로 붐볐다. CBC는 이 같은 그린 크리스마스를 보내게 될 캐나다인이 전 국민의 85%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23일과 24일 미국 아칸소, 루이지애나, 미시시피, 테네시 주를 휩쓸고 간 강력한 토네이도로 14명 이상의 사망자와 수십 명의 부상자를 냈다. 가장 피해가 큰 곳은 미시시피 주로 7명이 목숨을 잃었고, 테네시와 아칸소 주에서도 각각 6명과 1명의 사망자가 나왔다. 토네이도가 휩쓸고 간 지역에서는 홍수 피해를 막기 위한 고속도로 폐쇄, 학사 일정 취소 조치가 내려졌고 미국 뉴욕의 라가디아, JFK, 뉴어크 등 3개 공항에서는 비행기 운항이 취소됐다.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