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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로켓배송'과 창조적 파괴

Posted November. 05, 2015 0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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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업체 페이스북의 기세가 무섭다. 2일 시가총액은 2910억 달러(약 329조 원)로 증가해 3000억 달러 이상의 정보기술(IT) 기업군을 뜻하는 테크클럽 입성()이 임박했다. 페이스북을 이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주목받으면서 페이스북과 e커머스(전자상거래)의 합성어인 F커머스란 신조어도 생겼다. 페이스북이 전자상거래 외에도 검색, 인터넷 은행으로 사업을 확대하면서 산업간 영역 파괴가 이뤄지고 있다.

오스트리아학파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기술혁신으로 낡은 것을 파괴, 도태시키고 새로운 것을 창조해 변혁을 일으키는 창조적 파괴가 자본주의의 역동성을 가져오는 핵심 요인이라고 봤다. 창조적 파괴는 100년 전에 나온 용어지만 기술발전 속도가 빠른 21세기에 더 무게감 있게 다가온다. IT산업이 발전하면서 전통적인 산업별 칸막이가 붕괴되는 모습이 곳곳에서 나타난다. 온라인 쇼핑이 오프라인 유통업계를 위협하고 이 과정에서 기존의 사업자들과 충돌이 발생하는 것도 이런 사례다.

국내 소셜커머스업체 쿠팡의 로켓배송은 전국 물류 시스템을 마련해 자체 인력을 통해 고객에게 직접 배송하는 방식이다. 주문과 판매는 유통업체가, 배송은 택배업체가 맡던 기존의 유통 및 물류 시스템을 허물어 로켓배송 혁명이란 말도 나왔다. 소비자들이 주문한 상품을 24시간 안에 받을 수 있고 가격도 저렴해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직격탄을 맞은 물류업계는 로켓배송 서비스가 화물자동차운수사업법 위반이라고 고발해 법적 분쟁이 벌어졌다.

김범석 쿠팡 대표가 2017년까지 로켓배송에 1조5000억 원을 투자해 배송 시간을 두 시간으로 앞당기고 3만9000명의 직원을 새로 채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민의 공감을 얻는 행동으로 물류업계의 저항을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로켓배송을 둘러싼 법적 논란과는 별개로 창조적 혁신이 시대흐름을 반영하지 못한 법규에 가로막힌다면 소비자 편익이나 한국 경제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

권 순 활 논설위원 shkw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