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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승절 방중, 확실한 대북 공조로 한반도 평화 다져야

전승절 방중, 확실한 대북 공조로 한반도 평화 다져야

Posted August. 28, 2015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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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이 다음 달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중국의 전승절 기념식 및 열병식에 참석한다. 정부는 주최국인 중국을 존중하면서 중국의 군사적 굴기(굴)에 초점을 맞춘 전승절 참석에 부정적인 미국을 배려해가며 신중하게 결론을 내렸다. 미국 국무부가 우리는 한국의 결정을 존중한다고 밝혀 전승절 참석이 한미간 갈등의 소지가 될 우려는 일단 덜게 됐다.

청와대는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기여하는 중국이 되기를 바라고 중국에서 우리 독립항쟁의 역사를 기리는 측면을 감안해 열병식에 참여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과의 경제협력, 북한에 대한 영향력 등을 고려하면 중국의 간절한 방문요청에 응하는 것이 외교적으로 유익하다. 박 대통령은 전승절에 앞서 2일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하고 4일에는 상하이 대한민국임시정부청사 재개관식에 참석한다.

박 대통령이 핵심 VIP로 참석하는 반면 북한에서는 최룡해 노동당 비서가 참석해 혈맹관계라는 북중관계가 무색해졌다. 김정은은 시 주석과 단 한 차례도 만나지 못했지만 한중 정상회담은 6번째가 된다는 것 자체가 극명한 북한의 외교 실패다. 중국에서는 이미 한중관계가 북중관계보다 더 긴밀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 대통령이 시 주석 바로 옆에 서있는 모습을 보면 14억 중국인들도 밀접한 한중관계를 실감하게 될 것이다.

북한은 10월10일 노동당 창당 70주년을 대대적으로 축하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을 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이 탄도 미사일을 발사하면 중국이 강조하는 한반도의 안정이 깨진다. 한중은 이번 정상회담을 북한의 도발적인 행태를 억제하는 기회로 활용해야 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그제 아베 신조 일본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40분간 전화 정상회담을 했다. 미국의 의견을 존중해 전승절 행사에 참석하지 않는 아베 총리에 대한 고마움의 표시였을 것이다. 2차대전의 패전국인 일본이 항일전쟁을 주제로 한 중국의 전승 잔치에 참여하기도 쑥스러웠을 것이다. 그러나 외교 군사적 팽창에 대응하는 동맹의 강화를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은 박 대통령보다 아베 총리가 협력을 위해 노력한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아무튼 한중협력 확대가 한미동맹의 손상으로 이어지는 제로섬 게임이 돼서는 곤란하다.

박 대통령이 서방국가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열병식에 참석한다는 예외성을 뛰어넘는 한중 현안이 이번 방중 보따리에 담겨있다. 박 대통령은 전승절 방중에서 확실한 대북 공조를 통해 한반도의 평화를 정착시키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