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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법 개정안에 당내 공세....사면초가 유승민

국회법 개정안에 당내 공세....사면초가 유승민

Posted June. 02, 2015 0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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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열린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는 국회법 개정안 협상을 맡은 유승민 원내대표에 대한 성토장을 방불케 했다. 국회법 개정안에 대한 청와대의 위헌 공세가 유 원내대표에 집중되는 분위기였다.

친박(친박근혜)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그는 당내에서 (위헌 소지가) 문제됐지만, 공무원연금법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동시에 처리된 것도 사실이라면서도 안일한 생각을 했다가는 앞으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불 보듯 뻔하다고 질타했다. 이인제 최고위원도 대통령은 명백히 우리 당의 최고 지도자라며 지금이라도 원내지도부와 당 대표는 마음을 추스르고 청와대를 찾아가라고 거들었다.

비박(비박근혜)계인 김태호 최고위원은 협상의 결과가 늘 당청 간의 갈등으로 비춰지고 있다며 유 대표를 정조준했다. 친박계 이정현 최고위원은 책임이 필요하다고 한다면 누군가는 책임 문제도 함께 생각을 해볼 수 있는 문제라며 문책론까지 들고나왔다.

유 원내대표를 두둔하는 목소리는 들리지 않았다. 지난달 28일 공무원연금 개혁안 처리와 국민연금을 연계하는 여야 협상안을 들고 왔을 당시 최고위원회의 때에도 분위기가 이렇게 무겁지는 않았다고 한다.

침울한 표정의 유 원내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 내내 침묵을 지켰다. 최고위원회의가 끝난 후에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할 경우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에 대해 생각해 보겠다고만 말한 채 서둘러 자리를 떴다.

하지만 유 원내대표는 여전히 국회법 개정안이 강제성이 없는 만큼 청와대의 대응은 지나치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과의 재협상도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청와대와 야당의 틈새에 낀 샌드위치 신세다. 박 대통령이 거부권까지 시사하고 친박계의 반발이 거센 상황에서 숨고르기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유 원내대표는 책임론에 대해 그런 일이 오면 언제든지라고만 말하고 장고에 들어갔다.이현수 기자 soof@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