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반기문 성과 특별한 관계 아니다

Posted April. 18, 2015 07:21   

中文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사진)이 16일(현지 시간) 자신의 차기 대선 출마를 막기 위해 정권 차원에서 경남기업에 대한 수사가 진행됐다는 성완종 경남기업 회장의 주장과 관련해 (성 회장을) 충청포럼 등 공식 석상에서 본 적이 있어 알고 있지만 특별한 관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반 총장은 이날 미국 워싱턴 의회에서 공화당 소속 에드 로이스 하원 외교위원장과 회동한 뒤 기자들과 만나 언론 보도를 봐서 (성 회장과 관련된) 내용을 알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안은 나와 전혀 관계가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국내 정치에 관심이 없고 (사무총장 일로 바빠) 그럴 여력도 없다며 이런 입장을 이전에도 분명히 밝힌 적이 있는데 이런 게 또 나와 당혹스럽다고 덧붙였다.

반 총장 측은 앞서 지난해 11월 반기문 대망론이 한국 언론에 집중 보도되자 언론 대응 자료를 내고 반 총장은 전혀 아는 바가 없고, 사실이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 반 총장을 자신의 의사와 전혀 무관하게 국내 정치 문제에 연계시키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반 총장은 이날 오후 워싱턴 내셔널프레스클럽에서 열린 한 행사에선 퇴임 이후 자신의 노후 계획을 스스로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 행사의 만찬 연설에서 퇴임 후에는 그동안 나를 위해 고생한 아내를 위해 좋은 레스토랑에 데리고 가고 특히 손자 손녀들과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는 대권 도전과 같은 정치적 욕심이 없음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반 총장은 행사장을 빠져나오는 과정에서도 한국 기자들로부터 성 전 회장과 관련한 질문을 받았으나 미소를 지으며 아무런 말을 하지 않았다.

특별한 관계가 아니다라는 반 총장의 직접 해명에도 성 회장 측에선 다른 목소리가 계속 나오고 있다. 성 회장 본인도 자살 직전 경향신문과 가진 마지막 전화 인터뷰에서 내가 반기문과 가까운 것은 사실이라고 강조했었다.

성 회장의 측근인 충남 서산 지역 관계자 A 씨는 17일 두 사람이 매우 친밀한 관계였다며 반 총장과 관련된 2013년 일화를 소개했다. 그는 2013년 8월 26일 성 회장이 충남 서산, 태안 지역 주민 다수가 참석한 가운데 서울의 한 호텔에서 서산장학재단 주관 세미나를 열었는데 그 자리에 반 총장이 와서 인사말을 하고 기념촬영도 했다고 말했다. 그는 반 총장이 당시 (유엔 업무로 바빠) 이런 자리에 올 수 없는 형편인데, 성 회장에게 큰 신세를 진 사람이기 때문에 오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말하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