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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주눅 벗은 한국축구

Posted January. 27, 2015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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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년 만의 아시안컵 결승 진출은 침체된 한국 축구에 반전과 상승의 기회를 가져다줬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무패 가도를 달리고 있다. 그것도 이청용과 구자철 등 주축 선수들의 부상에 따른 이탈 속에서 거둔 성과여서 대표팀은 물론이고 한국 축구가 얻은 자신감은 더욱 크다. 숙원인 55년 만의 우승을 이룬다면 바닥을 치고 상승 기류를 타기 시작한 한국 축구는 날개까지 달 수 있게 된다. 한준희 KBS 해설위원은 아시안컵 우승은 아시아 최고라는 상징성을 갖는다. 물론 8강부터는 토너먼트로 진행돼 이변이 발생하기도 했지만 한국이 우승한다면 어느 나라도 한국이 아시아 최고라는 점을 인정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의 대폭 상승이라는 과외 소득도 얻게 됐다. 한국은 1월 현재 FIFA 랭킹 69위로 아시아에서는 이란(51위), 일본(54위)에 이어 3위다. 우승컵까지 품에 안게 되면 한국은 이란을 넘어서 아시아 최고 순위로 뛰어오를 수 있다. 또 하나, 2017년 컨페더레이션스컵에 출전해 미리 월드컵 경기장에서 뛰어 볼 기회도 얻는다.

우승과 FIFA 랭킹 아시아 최고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으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추구하는 한국 축구의 변화도 더욱 탄력을 받을 수 있다. 김대길 KBSN 해설위원은 아시안컵의 결과가 올해 대표팀은 물론이고 한국 축구 전반에 많은 영향을 줄 것 같다. 슈틸리케 감독이 유소년 등 한국 축구의 전반적인 시스템 변화에 핵심적 역할을 맡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한 위원도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축구를 관찰하고 고쳐 나가는 과정에 있다. 아시안컵에서 정상에 오르면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을 준비 중인 슈틸리케 감독이 한국 축구에서 차지하는 존재감은 확고해질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브라질 월드컵에서 실추됐던 명예 회복에 성공한 한국과는 달리 이번 대회 4강 진출에 실패한 일본 축구계에서는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일본 J리그의 대표 클럽인 우라와 레즈의 미하일로 페트로비치 감독은 26일 자국 클럽의 실력은 대표팀의 실력을 비추는 거울이라며 한국 대표팀의 실력은 한 수 위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 용병 영입 없이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등에서 선전한 한국 K리그가 이번 한국 4강의 발판이라고 강조했다.

시드니=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