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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벽두 1000만 관객 돌파한 국제시장 돌풍의 의미

새해 벽두 1000만 관객 돌파한 국제시장 돌풍의 의미

Posted January. 14, 2015 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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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제균 감독의 국제시장이 한국영화 사상 11번째로 관객 1000만 명 돌파의 초읽기에 들어갔다. 윤 감독은 2009년 해운대에 이어 처음으로 1000만 명 클럽 영화 두 편을 내놓은 국내 감독이 됐다. 4070세대(4070대)의 중장년층과 노년층이 대거 영화관을 찾았으며 당초 예상과 달리 젊은층도 가세해 전 세대를 아우르는 관객을 동원하는 데 성공했다.

올해 첫 1000만 관객 영화인 국제시장은 1950년 625전쟁 때부터 지금까지 격동의 현대사를 살아오면서 가족을 위해 헌신한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자신의 꿈을 버리고 오로지 가족에 대한 책임감으로 살았던 주인공 덕수(황정민 분)의 삶은 많은 관객의 마음을 울렸다.

이 영화에서 주인공이 힘든 세월에 태어나가, 이 힘든 세상 풍파를 우리 자식이 아니라 우리가 겪은 기 참 다행이라꼬 아버지. 이만하면 내 잘 살았지예. 근데 내 진짜 힘들었거든예라고 한 대사는 유행어가 됐다. 1950년 흥남철수 과정에서 헤어진 주인공과 여동생이 30여 년 뒤 이산가족 찾기에서 만나는 장면도 관객들의 눈시울을 젖게 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주요 장면인 흥남철수, 광부 및 간호사 서독 파견, 월남전 기술근로자 파견, 이산가족 찾기는 모두 한국 현대사에서 의미가 큰 상징적인 사건들이다. 반세기 전만 해도 세계 최빈국 수준의 나라에서 주인공이 가족을 먹여 살리기 위해 고난의 물결을 꿋꿋하게 헤쳐 나가는 모습은 그 시대를 살았던 국민과, 그런 역사를 몰랐던 젊은층의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냈다. 몇몇 얼치기 평론가가 토가 난다거나 극우-반동 운운하며 이 영화를 깎아내렸지만 거센 역풍만 불렀다.

국제시장 자체는 정치나 이념과 무관한 영화이지만 이 영화의 돌풍은 좌파 문화권력이 득세해온 한국 영화산업에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그동안 우리 현대사를 다루는 영화에는 반미()-반정부 코드가 지배하다시피 했고, 이런 영화라야 흥행이 된다는 인식이 적지 않았다. 그러나 전쟁과 빈곤의 땅에서 피와 땀을 흘리면서 산업화를 이뤄내고 가족들을 일으켜 세운 할아버지와 할머니, 아버지와 어머니의 삶을 그린 영화가 이번에 상업적으로도 큰 성공을 거뒀다. 영화 국제시장 돌풍은 국내 영화산업의 이념적 균형과 문화적 다양성 확보에 도움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