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항공사 서비스 매뉴얼 살펴보니...

Posted December. 13, 2014 10:51   

中文

항공사는 어떤 승무원이든 관계없이 표준화되고 일관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는다. 이 때문에 승무원들이 따라야 할 표준적 절차를 문서화해서 익히게 한다. 이것이 바로 서비스 매뉴얼이다.

서비스 매뉴얼에는 승무원이 따라야 할 행동 양식이 적혀 있다. 매뉴얼을 그대로 실천하는지가 승무원이 운항 준비를 얼마나 잘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척도가 된다. 당연히 승무원들은 매뉴얼을 제대로 숙지하기 위해 신경을 쓸 수밖에 없고 이는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기도 한다.

국내 항공사 매뉴얼은 행동 방식을 세세하게 규정해 놓은 편이다. 승객의 탑승부터 비행, 착륙 후 비행기를 떠날 때까지 모든 단계를 통해 각 위치에서 해야 할 일들을 구체적으로 정해 놓았다.

예를 들면 신문을 제공할 경우 제호를 승객이 바로 볼 수 있도록 반으로 접어 제공한다 오렌지주스는 냉장고나 얼음을 이용해 시원하게 한다 음료는 승객 테이블 오른쪽에 컵받침을 깔고 서비스한다 샴페인을 제공할 때는 한손에 잔을, 다른 손에 샴페인 병을 들고 나오며, 샴페인 라벨을 보여드린 후 서비스한다와 같은 지침이 적혀 있다.

물론 좌석 등급마다 매뉴얼이 다르고 각 나라의 보안 규정에 맞춰 공항마다 세부적인 내용이나 절차가 달라지기도 한다. 이번 땅콩 리턴 사건처럼 미국 뉴욕 존 F 케네디 공항의 보안 규정이 한국과 차이가 있어 견과류 서비스 절차가 달라지는 경우도 생긴다.

매뉴얼이 이렇게 세세하게 규정돼 있는 것은 그만큼 깐깐한 손님이 많다는 뜻이기도 하다. 먹을거리와 관련해서는 특히 더 그렇다. 이번 사건에서 견과류를 일단 보여주는지 아니면 먼저 의향만 물어본 후 갤리에서 종지에 담아 나와야 하는지가 문제된 것도 견과류에 알레르기가 있는 손님에게 거부감을 줄 수 있기 때문에 마련된 규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매뉴얼은 고정된 것은 아니고 계기가 있을 때마다 수정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매뉴얼이 2012년 6월 이후 바뀌지 않았다고 말했다.

매뉴얼뿐만 아니라 정부 지침 등도 서비스에 참고해야 한다. 한 예로 지난해까지 이착륙 시 승객에게 휴대전화 등을 반드시 꺼달라고 요청했지만 올해 3월 국토교통부가 비행기 모드로 설정된 전자기기를 고도 1000피트(약 300m) 이상 높이부터 쓸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발표한 뒤 휴대용 전자기기 사용 제한이 완화됐다.

또 라면을 덜 끓여 왔다며 승무원을 폭행한 일명 라면 상무 사건과 공항 탑승구에서 직원을 신문지로 때린 신문지 회장 사건이 발생한 후 국토부는 국내 항공사에 기내 흡연이나 성추행, 폭행 등을 경고하는 기내 메시지를 방송하도록 지침을 내렸다.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