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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외국관광객 억류하면서 외자유치 바라나

북외국관광객 억류하면서 외자유치 바라나

Posted September. 23, 2014 0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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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지난 주말 중국 다롄에서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회원들을 상대로 투자 설명회를 열었다. 북한 대외경제성 산하 원산지구개발총회사 관계자는 (금강산의) 현대 자산을 몰수하지 않았다며 여러 나라의 투자자와 손을 잡으려는 것이지만 남측을 배제하는 것이 아니며 문은 열려있다고 강조했다.

원산지구개발총회사는 김정은이 주도하는 원산-금강산 국제관광지대 개발을 위한 외자유치를 전담하는 부서다. 최근의 대북() 투자 제안에 김정은의 의중이 실렸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다. 김정은의 최측근인 합영투자위원장 출신의 이수용 외무상도 5월부터 중동과 아프리카, 유럽에 이어 최근 이란까지 방문해 외자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김정은 집권 이후 외자를 유치해 경제를 회생시키려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성공하려면 근본적인 변화가 필요하다. 북한은 2008년 남측 관광객을 피격해 관광이 중단되자 2010년 4월 남측 자산을 몰수하고 동결했다. 이제 와서 하급 관리의 (금강산의) 현대 자산을 몰수하지 않았다는 말 한마디로 금강산관광이나 남북경제교류를 재개할 수는 없다. 북한이 자산을 몰수한 것이 아니라면 남한 정부와 관광공사, 현대아산이 소유한 부동산과 시설에 대한 재산권 행사를 허용하는 조치를 먼저 취해야 한다.

북한은 1990년대 말부터 말로는 외자를 유치하겠다면서 실제로는 자본 유입을 막는 모순된 행동을 보였다. 3차에 이르는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발사는 유엔의 제재를 자초해 경제적 고립을 심화시켰다. 북한의 가장 효과적인 투자 유치는 핵을 포기해 국제 제재를 벗어나는 것이다. 지금도 북한은 관광객 2명을 포함해 3명의 미국인을 장기 억류하고 있다. 관광객의 안전조차 보장되지 않는 북한에 거액을 투자할 기업가는 없다.

우리 정부는 남북 고위급 접촉이 재개되면 524 대북 제재조치와 금강산관광 재개를 논의할 수 있다고 누차 밝힌 바 있다. 북한이 남한의 투자를 유치해 경제발전을 시도할 생각이라면 남북대화를 거부할 이유가 없다. 남한만큼 북한에 관심을 갖고 있는 큰 손 투자자가 어디에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