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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의 고향' 스코틀랜드의 선택

Posted September. 15, 2014 0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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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스키는 오크 통에서 장기간 숙성되면서 해마다 23%씩 자연적으로 증발한다. 이렇게 사라지는 술을 천사의 몫(Angels share)이라고 부른다. 술이 익는 동안 수호천사가 지켜준다는 의미를 담은 말이다. 지난해 국내 개봉된 앤젤스 셰어는 스카치 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를 배경으로 한 코미디 영화다. 청년 백수가 어리숙한 동료들과 세상에서 가장 비싼 위스키 경매를 놓고 벌이는 소동을 그렸다. 위스키는 스코틀랜드의 토속주다. 1900년대 초 대량 생산을 통해 전 세계로 퍼져 나갔다. 우리나라에도 개화 바람을 타고 상륙했다. 1906년 11일 5일 만세보에 수입 위스키를 독점 판매한다는 광고가 실렸다.

싱글몰트 위스키는 한 증류소에서 100% 보리만을 증류해 숙성시킨 위스키다.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는 싱글몰트 위스키를 생산하는 양조장을 순례한 뒤 무라카미 하루키의 위스키 성지여행을 썼다. 보리 외에 다른 곡류를 섞어 증류한 술을 그레인 위스키, 싱글몰트와 그레인을 혼합한 술은 블렌디드 위스키로 분류한다. 국내 주당들이 선호하는 발렌타인과 조니 워커는 블렌디드 위스키다.

위스키 말고도 스코틀랜드 하면 떠오르는 것이 있다. 남자들이 입는 스커트인 전통 의상 킬트와 전통악기 백파이프 등이다. 셜록 홈스 시리즈를 펴낸 아서 코넌 도일과 보물섬 지킬 박사와 하이드를 쓴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도 스코틀랜드가 배출한 작가이다. 잉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와 더불어 스코틀랜드는 영국을 구성하는 4개 지역 중 하나지만 독자적인 전통과 문화를 유지했다.

11세기 켈트족이 스코틀랜드 왕국을 세운 이후 앵글로색슨족의 잉글랜드 왕국과는 오랜 앙숙 사이였다. 멜 깁슨이 감독하고 주연까지 맡은 브레이브 하트는 잉글랜드에 맞서 싸웠던 치열한 독립 투쟁을 다룬 영화다. 1707년 잉글랜드에 완전 합병된 지 307년 만에 다시 독립을 꿈꾸는 스코틀랜드. 18일로 예정된 분리 독립 투표에 지구촌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고 미 석 논설위원 mskoh11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