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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악무도한 IS에 참수된 기자들

Posted September. 04, 2014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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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으로는 미국 NBS 뉴스가 보기 편하다. 어제 출근하다 NBC 뉴스를 보니 앵커 브라이언이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의 미국 기자 두 번째 참수 소식을 전했다. 담당 특파원은 스티븐 소틀로프 기자가 참수당했다는 짧은 리드를 전한 직후 부연 설명을 하기에 앞서 이렇게 말했다. 브라이언, 이 말을 꼭 해야겠다. 그는 끝까지 매우 용감했다. 소틀로프가 참수집행자의 칼끝에서 느꼈을 공포가 어떠했을지 잘 알기에 가슴이 뭉클했다.

소틀로프의 나이 겨우 31세. 프리랜서로 시리아에서 취재 중 1년 전 실종됐다. 그의 처형은 2주 전 미국 프리랜서 사진기자 제임스 폴리가 참수될 때 예고됐다. 지난주 그의 어머니는 아들에게 자비를 베풀어 달라고 언론을 통해 간청했지만 소용없었다. 하지만 소틀로프는 폴리와 비슷한 때 이미 참수됐고 동영상만 늦게 흘러나왔을 뿐이기 때문에 간청은 애초에 소용이 없었다는 분석도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역겹고(disgusting) 야비한(despicable) 행위라고 비난했다.

미국 언론인보호위원회(CPJ) 집계에 따르면 1992년 이후 현재까지 취재 중 피살된 기자는 1073명. 가장 최근 피살된 기자가 2주 전 참수된 제임스 폴리다. 소틀로프가 곧 명단에 오르면 그 수는 1074명이 될 것이다. 1074명 중에 우리나라 기자는 한 명도 없다. 일본인 기자는 6명이 포함돼 있다.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 부끄럽다고 해야 할까.

올해 피살된 기자 33명만 해도 가자지구, 우크라이나, 시리아,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리비아 등 분쟁지역이 대부분이다. 외신 뉴스를 오랫동안 지켜봐왔지만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IS와 나이지리아의 보코하람처럼 극악무도한 테러집단을 보지 못했다. 이들 테러집단에 영향을 준 알카에다와 탈레반의 잔악함을 넘어서고 있다. 지금도 곳곳에서 제네바 협정의 보호도 받지 못한 상태에서 세계의 극악무도한 집단을 상대하고 있는 기자들에게 존경과 위로를 보낸다.

송 평 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