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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호 쓸쓸한 새벽 귀국

Posted July. 01, 2014 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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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45).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인 그는 한때 방송사의 정규방송 종료를 알리는 애국가 타임에 등장하기도 했던 한국 축구의 레전드다. 2002년 한일 월드컵 8강전 스페인과의 경기 승부차기 때 마지막 키커로 나선 그가 골망을 흔든 뒤 두 팔을 벌리고 환하게 웃는 모습이 애국가 방송 때 나왔다. 국제축구연맹(FIFA)이 2014년 브라질 월드컵을 앞두고 한국 축구를 소개하면서 스타로 소개한 3명의 인물에는 차범근, 박지성과 함께 홍 감독이 포함됐다.

그런 홍 감독이 반성과 죄송, 부족함을 연발하면서 축구 팬들에게 사과했다. 원정 월드컵 사상 첫 8강에 도전했지만 조별리그 탈락이라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아든 축구 대표팀의 홍 감독은 30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선수들과 함께 입국하면서 국민들의 성원에 보답하지 못해 죄송하다. 나의 부족함으로 인해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지난달 27일 브라질 월드컵 조별리그 최종 3차전 벨기에와의 경기에서 0-1로 패하면서 16강 진출이 좌절된 직후에도 선수들은 최선을 다했다. 가장 부족했던 건 감독인 나라며 조별리그 탈락의 모든 책임을 스스로 떠안았다. 홍 감독은 평소 시련도 지나고 보면 추억이 되는 날이 온다는 말을 종종 했는데 지금 그런 시련을 겪고 있다.

홍 감독은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즉답을 피했다. 그는 (거취 문제는) 지금 이 자리에서 말하기는 그렇다. 개인적으로 생각을 하고 있지만 지금 결정을 내리기는 어려운 문제다. 잘 생각해서 가장 좋은 선택을 하겠다고 했다.

지난해 6월 최강희 감독에게서 대표팀 지휘봉을 넘겨받은 홍 감독의 계약기간은 2년으로 계약대로면 2015년 1월 호주에서 열리는 아시안컵 대표팀도 홍 감독이 이끌어야 한다. 홍 감독은 아직 거기(아시안컵)까지는 생각하고 있지 않다. 이번 월드컵에서 부족했던 부분에 대해 깊이 반성해야 한다. 잘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대표팀 막내 손흥민은 결과만 놓고 보면 변명의 여지가 없다.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것에 대해 책임을 느낀다고 했다.

이날 인천국제공항에서는 근조, 한국 축구는 죽었다!!는 현수막을 들고 나온 한 인터넷 카페 회원들이 대표팀을 향해 호박엿 사탕을 집어던지기도 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