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여성 광역단체장을 기다리며

Posted June. 06, 2014 06:50   

中文

안 이달고는 올 2월 프랑스 파리의 첫 여성 시장이 돼 화제가 된 인물이다. 프랑스 한인들은 파리에서도 특히 15구에 많이 사는데 이달고는 15구 구청장 후보로 여러 차례 출마했다. 내가 프랑스 특파원으로 있던 2008년 지방선거에도 이달고가 출마했다. 나도 집이 15구에 있어 집으로 배달된 선거 팸플릿에서 이달고의 이름을 자주 접했다. 그는 15구 구청장은 되지 못했지만 더 큰 파리 시장의 꿈을 이뤘다.

인터넷 백과사전 위키피디아에서 최초 여성 시장 리스트를 찾아보면 인구 100만 이상 도시에서는 올해 프랑스 파리 외에 2010년 우루과이 몬테비데오, 2009년 일본 요코하마와 불가리아 소피아, 2006년 이탈리아 밀라노와 폴란드 바르샤바, 2002년 그리스 아테네, 1988년 브라질 상파울루 등에서 첫 선출직 여성 시장이 나왔다. 한국은 여성 대통령이 나온 나라이지만 아직까지 여성 광역시장이나 도지사는 한 명도 없다.

기초단체장은 좀 다르다. 서울의 강남 3구(서초 강남 송파) 구청장을 다 여성이 차지했다. 재선인 신연희 강남구청장과 박춘희 송파구청장에 조은희 서초구청장 당선자가 가세했다. 양천구에서도 여성인 김수영 후보가 당선됐다. 부산의 김은숙 중구청장과 대구의 윤순영 중구청장이 첫 3선 여성 단체장이 됐고, 부산의 송숙희 사상구청장과 인천의 홍미영 부평구청장은 재선했다. 경기 과천에서는 신계용 후보가 최초 여성 시장이 됐다. 다만 농촌 지역의 군수에는 여성 당선자가 한 명도 없다.

1995년 지자체장 선거가 시작돼 전재희 씨가 여성으로선 처음으로 경기 광명시장에 당선됐다. 이후 여성 기초단체장은 2002년 2명, 2006년 3명, 2010년 6명에 이어 이번에 9명으로 조금씩 늘었다. 반면 여성 광역단체장은 제로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 광명시장에 이어 국회의원을 세 번 지낸 전 씨 정도면 광역단체장에 도전해볼 만도 했을 텐데 2012년 총선에서 떨어져 물러났다. 기초단체나 국회에서 탄탄하게 경력을 쌓은 여성들이 많아져야 여성 광역단체장도 나올 수 있을 것이다.

송 평 인 논설위원 pi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