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KT 6000명 명예퇴직, 부실 공기업들은 느낌 아나

KT 6000명 명예퇴직, 부실 공기업들은 느낌 아나

Posted April. 10, 2014 03:21   

中文

KT 노사가 근속 15년이 넘는 직원 6000명가량을 특별명예퇴직 형태로 감축하기로 했다. 노조는 자녀 대학학자금 지원 폐지에도 합의했다. 지난해 4분기(1012월) 1494억원의 사상 첫 영업적자를 낸 KT 노사가 이대로 가다간 공멸할 것이라는 위기의식에 내놓은 자구책이다.

석 달 전 취임한 황창규 회장은 3만1592명의 거대 몸집을 줄여 노동생산성을 높이지 않고는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기 어렵다고 판단하고 이번 구조조정에 착수했다. 전임 이석채 회장은 본업인 유무선 통신 분야에서 경쟁력을 상실하자 공격적인 기업 인수합병(M&A)으로 계열사를 2009년 30개에서 56개로 늘렸다. 하지만 시너지를 내는 데는 실패했다. KT 유선부문 수익은 매년 4000억 원씩 주는 데도 인력은 2만 명 그대로다. KT 전체 임직원 숫자는 경쟁 회사의 7배를 웃돈다.

세계 통신업계엔 인력 감축 바람이 불고 있다. 과거 10명이 하던 일을 지금 2,3명이 해도 될 만큼 기술이 발전한데다 유선에서 모바일로 사업 중심축이 이동하고 PC에서 태블릿, 패드,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 2009년 영국 최대 통신회사인 브리티시텔레콤이 1만 명을 감축했다. 미국 인텔과 스프린트도 각각 5000명과 4000명을 내보냈다.

KT는 휴대전화에서도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에 밀린다. 경쟁회사인 LG유플러스에서 알뜰 폰이라는 아이디어로 최근 2년 동안 뺏어간 고객이 150만 명 가까이 된다. 한해 5000억원 매출이 날아간 것이다. 명예퇴직을 하면 퇴직금에 2년 치 월급을 위로금으로 받거나 계열사로 옮겨 2년간 근무 후 퇴직할 수 있다. 6000명이 떠나면 인건비를 연 5100억원 아낄 수 있다. KT노조는 총 파업으로 흐름을 바꿀 수 있다면 그 길을 선택하겠지만 고통 분담대신 투쟁을 선택한다는 건 화약을 지고 불길로 뛰어드는 것이라고 성명서에서 밝혔다. 슬기로운 결정이다. KT의 고강도 구조조정 사실이 알려진 8일 KT의 주가는 급등했다. 시장의 기대감이 반영된 셈이다.

KT 사례는 방만 경영에도 눈 깜짝하지 않는 부실 공기업 노사에 시사하는 바 크다. KT는 그나마 민영화된 기업이지만 부실 공기업 폐해는 국민이 고스란히 돌아온다. 낙하산 사장과 철밥통 노조가 회사 이익을 곶감 빼먹듯 하면 결국 세금으로 메울 수밖에 없다. 공기업 노사는 KT의 구조조정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