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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송뒤 고문각목이 부러뜨린 내 인권

Posted March. 18, 2014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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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에서 태어난 것 자체가 인권침해였습니다. 함경북도 무산군 출신인 이성재(가명34) 씨는 북한에서 겪었던 일을 돌이켜볼 때마다 몸서리를 친다. 그는 1999년 먹을 것을 찾아 중국에 갔다가 2001년 중국 공안에 붙잡혀 강제 북송됐다. 그는 함께 북송된 무산군 출신 4명과 함께 8시간가량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렁크에 갇혀 무산군으로 옮겨졌다. 서로 손등을 마주하고 수갑을 찬 상태였다.

이렇게 가족도 보지 못하고 죽는구나 하는 생각뿐이었다. 각목으로 두들겨 맞은 그에겐 재판도 없이 강제노동 6개월 처분이 내려졌다. 염전 건설 현장의 특수부대 출신 감독관들은 주먹부터 휘둘렀다. 이 씨는 감독관에게 맞아서 이나 갈비뼈가 부러진 사람도 봤다고 말했다.

동아일보와 아사히신문은 지난해 12월 특별 공동취재팀을 구성해 탈북자 60명에 대한 심층 면접조사를 진행했다.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북한 인권침해 실태 보고서 발표에 맞춘 작업이었다. 마이클 커비 COI 위원장은 17일(현지 시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25차 유엔 인권이사회에 출석해 COI 활동 결과보고서를 요약해 제출했다. 인권이사회는 이달 말 북한 인권결의안을 채택할 예정이다. COI 보고서는 국제사회가 북한의 인권침해에 개입할 국제법적 근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와 아사히신문은 북한 인권침해 실태와 주민 생활상을 탈북자의 입을 통해 생생하게 짚었다. 국내 언론이 해외 유수 언론과 공동취재 형식으로 탈북자 심층 면접조사를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별취재팀이 만난 탈북자의 이야기도 COI 보고서만큼이나 충격적이었다. 전경희(가명61여) 씨는 2009년 12월 화폐개혁 이후 대부분의 거래가 중국 화폐로 이뤄졌다. 북한 기관원은 중국 화폐를 단속한다면서 여성의 브래지어까지 들춰보곤 했다고 말했다.

당시에는 자신이 겪은 일이 인권침해라는 자각조차 못했다. 조성원(가명19) 씨는 남한에 온 뒤 인권이라는 개념을 배웠다며 북한에선 당연히 여행증을 발급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그것도 인권침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