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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의사요 항공기내응급환자 살렸다

Posted March. 10, 2014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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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7시 반 대한항공(KE)123 항공기는 인천국제공항을 떠나 호주 브리즈번으로 향하고 있었다. 현지에서 열리는 학회에 참석하기 위해 이 비행기에 타고 있던 충북대병원 한정호 교수(43소화기내과)는 잠을 자고 있었다. 그때 갑자기 몇 좌석 뒤에서 승객과 승무원들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50대 정도로 보이는 남자가 쓰러져 있었고 한 젊은 승객이 심폐소생술을 하고 있었다.

한 교수는 즉시 쓰러진 남성을 복도로 옮겨 뉘이고 촉진(환자의 몸을 만져 진단하는 것)을 해보니 심장이 뛰지 않았다. 한 교수는 서둘러 심장마사지를 시작했다. 그 사이 한 교수와 함께 비행기에 타고 있던 순천향대 의대 천안병원 김홍수 교수(55)가 달려와 기도를 확보했다. 김 교수 역시 학회 참석을 위해 이 비행기에 타고 있었다. 두 교수가 10분 정도 심폐소생술을 하자 이 남성의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의식은 돌아오지 않았다.

두 교수는 승무원들의 협조를 받아 이 남성을 비행기 앞쪽의 넓은 공간으로 옮겼고 잠시 후 이 남성은 의식을 회복했다.

다행히 호주 브리즈번 공항에 도착할 때까지 이 남성의 상태는 더 악화되지 않았고 착륙 후 병원으로 이송됐다. 한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 교수의 도움과 심폐소생술을 해준 승객, 그리고 대한항공 승무원의 헌신적인 도움 덕분에 환자를 살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청주=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