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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 발만 나오던 기아차 광고 이제야 얼굴 쓰는 까닭

이상화 발만 나오던 기아차 광고 이제야 얼굴 쓰는 까닭

Posted February. 28, 2014 0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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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속 여제 이상화 선수가 빙판 위에서 결연한 표정으로 출발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유니폼 이마와 가슴, 꿀벅지엔 기아자동차 로고가 선명합니다. 바로 아래엔 도로를 질주하는 K5가 보입니다. 옆엔 기아자동차 홍보대사 이상화 선수, 스피드 스케이트 500m 금메달리스트라는 문구가 쓰여 있습니다. 기아차는 27일 주요 일간지에 이 선수가 나오는 광고를 실었습니다. 이 광고에는 절묘한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습니다.

기아차는 2005년부터 이 선수를 후원했습니다. 그러나 기아차는 겨울올림픽 공식후원사는 아니었습니다. 공식후원사가 아닌 기업들은 행사 개막 9일 전부터 폐막 3일 후까지 선수는 물론이고 올림픽을 연상시키는 그 어떤 이미지도 광고에 쓸 수 없습니다.

그래서 기아차는 1월 30일부터 이 선수가 출전한 소치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가 열린 이달 11일까지 굳은살이 박인 발 광고를 방송에 내보냈습니다. 모델이 맨발로 얼음판을 걷다가 스케이트화로 갈아 신고 얼음판을 지치면 다음 장면에 눈길을 달리는 K5가 등장하는 식입니다. 모델은 일반인이었지만 내 모든 것 걸고 싸울 곳은 500m요라는 문구를 통해 이 선수를 연상케 했습니다.

이 선수의 올림픽 2연패로 기아차 광고는 대박이 났습니다. 기아차는 겨울올림픽으로 150억 원 이상의 광고효과를 봤다고 추산합니다.

기아차가 광고만 잘 만든 것은 아닙니다. 장기적인 안목에서 스피드스케이팅을 후원한 것도 이번에 대박을 터뜨린 비결입니다. 기아차는 스피드스케이팅과 자동차가 속도라는 공통분모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2003년부터 국내외 스피드스케이팅 선수 200여 명을 후원하고 있습니다. 이들 가운데 이 선수처럼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는 선수가 나오면 또다시 대박을 터뜨릴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후원하는 해외 선수가 우승하면 해당 국가에서 마케팅을 펼칠 수도 있습니다.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