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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이산상봉 2차행사

Posted February. 24, 201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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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한번의 눈물바다

남북 이산가족상봉 상봉 2차 행사가 열린 23일 금강산면회소는 60여년에 생사를 확인한 가족들의 울음소리가 멈추지 않았다. 북측 상봉단 88명과 남측 상봉단 357명은 서로 얼싸안고 지난 생이별의 세월을 한탄했다.

전날 강원도 속초 한화콘도에 모인 남측 2차 상봉단 357명은 이날 오전 8시 20분경 속초에서 출발해 오후 1시 20분경 금강산 관광지구에 도착했다. 오후 3시 7분부터 시작된 전체상봉은 이내 눈물바다로 변했다.

북측 최고령자인 88세의 권응렬, 김휘영, 박종성 씨는 이날 하염없이 재회의 눈물을 흘렸다. 김휘영 씨의 얼굴을 보자마자 남측 여동생 김종규 씨(80)는 아이고, 오빠 한 마디 후에 말을 잇지 못하고 바닥에 주저앉아 오열했다. 김휘영 씨는 북에 함께 가족 사진에 나의 살던 고향 노래 가사를 적어 놓고 사진을 보면서 항상 이 노래를 불렀다고 울먹거렸다.

오빠 박종성 씨의 사진을 두 손에 꼭 쥐고 기다리던 여동생 종분, 종옥, 종순 씨는 오빠가 상봉장에 입장하자마자 한 달음에 달려갔다. 부모님의 사진과 생년월일을 물어보며 오빠를 다시 확인한 뒤 사남매는 서로 끌어안고 울었다.

남측 최고령자인 이오순 씨(96)는 여동생 조도순 씨, 조카 임춘봉 씨와 함께 긴장된 모습으로 남동생 조원제 씨를 손을 부여잡고 고맙다, 고맙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오순 씨는 어렸을 적 아버지가 호적을 등록해주지 않아 시댁에서 이씨로 호적 등록을 했다. 조원제 씨는 누님 이게 얼마만이오. 누님이 안계신줄 알았소라며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이번 19차 남북 이산가족 상봉 행사의 2차 상봉은 1차 때와 달리 남측이 주최해 북측 상봉단 88명을 초청하는 방식으로 치러진다. 2차 상봉에 방북하는 남측 가족은 357명으로 1차 상봉 때 북측 가족 178명보다 두 배 가량 많다. 2009년 9월 17차 이산가족 상봉 때부터 남측이 주최한 단체상봉은 금강산면회소에서 열렸다.

이에 앞서 22일 남측 이산가족 1차 상봉단 80명과 동반가족 56명, 북측 가족 174명은 1시간의 작별상봉을 끝으로 2박 3일 간의 일정을 마치고 또다시 기약 없는 이별을 해야 했다. 남측 상봉단은 이날 오후 1시경 금강산을 출발해 남측으로 돌아왔다. 1차 남측 상봉단 82명 중 2명은 건강 악화로 동반가족과 함께 21일 먼저 귀환했다.

한편 한반도 유사시에 대비한 지휘소 훈련(CPX)인 키리졸브(KR) 한미연합군사연습이 2차 상봉단 행사 2일차인 24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한국 전역에서 진행된다. 이어 야외 기동훈련인 독수리 연습이 다음달 4월18일까지 실시될 예정이다. 이번 훈련에 참가하는 미군은 주한미군과 해외 증원병력을 포함해 1만2700여명으로 예년 수준이다. 군 당국은 상호비방 중단 합의와 이산가족 상봉행사 등 최근 남북 관계 개선 분위기를 고려해 과도한 훈련 홍보나 공개를 자제하는 로키(low-key) 기조를 유지할 것으로 알려졌다.금강산=공동취재단

정성택 neone@donga.com윤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