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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구사 변두리로 밀려 난다는 염 추기경 경고 경청해야

정구사 변두리로 밀려 난다는 염 추기경 경고 경청해야

Posted February. 24, 2014 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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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수정 추기경은 서임식 참석에 앞서 바티칸에서 교황청 공식 일간지인 로세르바토레 로마노와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기자가 정의구현사제단(정구사)이 박 대통령 퇴진을 주장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비이성적이라고 답했다. 이 말이 논란을 빚자 천주교 서울대교구는 영어로 합리적이지 않다고 말한 것을 기자가 잘못 번역한 것이라는 해명을 내놓았다.

염 추기경의 이어진 답변을 보면 두 말의 차이를 무색케 하는 강도 높은 비판이다. 그는 통치자가 지지를 잃어버릴 경우 대중은 5년에 한번씩 이를 바꿀 기회를 갖고 있다. 민주정부가 수립되기 이전인 1987년까지만 해도 정의구현사제단은 충분히 공감할만하고 굉장히 중요한 싸움을 이끌었다. 나도 그 이전까지만 해도 그들과 연대했다. 그러나 오늘날 맞서 싸워야 할 독재권력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국정원 선거개입 댓글은 불법이며 현재 사법적 단죄를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국정원 댓글이 선거결과를 뒤집을 만큼 영향력이 있었다고 여기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지금 야당과 시민사회가 정의구현사제단만한 용기가 없어서 박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지 못하는 것이 아니다. 그것이 정당하지 않기 때문이다.

염 추기경은 교회의 정치 참여 방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정구사가 사회를 진전시키기 위한 좀 더 복음적인 방법론을 사용할 줄 알아야 한다. 지금 이대로의 방법론을 고집할 경우 그들은 사회의 변두리로 밀려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과거 군사독재 시절 야당이나 시민사회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교회가 취했던 방식이 더 이상 통할 수 없음을 정의구현사제단은 이제라도 깨닫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