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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 김연아에게 영원한 금메달을 줬다

국민은 김연아에게 영원한 금메달을 줬다

Posted February. 22, 2014 0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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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선수가 소치 겨울올림픽 여자 피겨에서 은메달을 차지했다. 국민 모두가 아쉬웠겠지만 누구보다 아쉬운 사람은 작별 선물로 국민에게 금메달을 선사하지 못한 김연아 자신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시상식 무대에 선 그는 애써 미소 지으며 경쟁 선수를 축하하고 관중의 환호에 답했다. 아무나 보이기 힘든 모습이기에 더 아름다웠던 마무리였다.

김연아는 판정 논란에 대해 실수는 없었지만 완벽하지는 않았다. 그래도 내가 할 건 다 했다고 생각한다. 할 수 있는 것을 다 했기 때문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김연아의 진짜 상대는 금메달을 딴 러시아의 소트니코바가 아니라 4년 전 밴쿠버에서 역사상 최고 점수를 기록하며 금메달을 목에 건 그 자신이었다. 그가 이번에 누군가에게 졌다면 바로 4년 전 자신에게 진 것이다. 한동안 아이스링크를 떠났었고 부상에 시달렸다. 나이도 있었다. 하지만 김연아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했고, 그것으로 만족했다.

한달 중 컨디션이 좋은 날이 하루 있을까 말까 하다. 김연아의 중학교 시절 단짝 친구가 한 일본 TV에 털어놓은 김연아의 비밀 고백이다. 김연아는 이미 2010년 여자 피겨에서 한국인에게는 불가능하다는 금메달을 따 세계 피겨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은퇴해도 아쉬움이 없는 그였다. 그런 김연아를 아무나 감당하기 힘든 삶으로 다시 끌어낸 것은 국민이었다.

2011년에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단의 일원으로 나서 유치에 성공한 그는 소치 올림픽 출전권을 늘리기 위해 2013년 세계선수권대회에 출전했고, 1등을 차지해 3장의 티켓을 따냈다. 몸은 비명을 지르고 있었다. 하지만 모국을 위해서 여왕은 날아 오른다는 일본 TV의 표현대로, 덕분에 김해진 박소연 선수는 처음 올림픽에 도전해 2018년 평창에 대비한 소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었다. 가냘픈 몸으로 나라를 먼저 생각하고, 국민의 부름에 응해준 김연아에게 우리 모두는 진심으로 고마워하고 있다.

피겨 여자 싱글은 겨울올림픽의 꽃이다. 자기나라 선수가 출전하지 않아도 적잖은 세계인이 TV를 지켜본다. 김연아는 단아한 외모와 세련된 의상, 무엇보다 우아하고 당당한 여왕다운 태도로 한국 여성의 아름다움을 세계에 알렸다. 프랑스에서는 한 시대를 상징하는 여성을 마리안느라고 부른다. 우리에게 그런 마리안느를 찾는다면 바로 김연아일 것이다. 언제나 최선을 다했고 이번에도 끝까지 분투한 당신. 앞으로도 귀감으로 남아 미래세대가 당대의 자랑스러운 여성을 우리 시대의 김연아로 부를 수 있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