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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이어도를 품다

Posted December. 09, 2013 0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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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8일 이어도 상공을 포함하는 새로운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을 선포했다. 이로써 KADIZ는 1951년 3월 미국 태평양 공군이 중공군의 공습을 막기 위해 최초로 설정한 이래 62년 만에 재설정됐다. 중국 정부가 제주도 남쪽의 KADIZ와 일부 중첩되고 한국의 관할 수역인 이어도가 포함된 방공식별구역(ADIZ)을 일방적으로 선포한 지 15일 만이다.

국방부는 이날 대한민국 정부는 군 항공작전의 특수성과 항공법에 따른 비행정보구역(FIR)의 범위, 국제적 관례 등을 고려해 KADIZ 범위를 조정하기로 결정했다고 발표했다. 국방부는 새로운 방공식별구역은 기존 KADIZ의 남쪽 구역을 국제적으로 통용되고 인접국과 중첩되지 않은 인천 비행정보구역과 일치되도록 조정됐다면서 조정된 구역엔 우리 영토인 마라도와 홍도 남방의 영공, 그리고 이어도 수역 상공이 포함됐다고 설명했다.

동해와 서해의 KADIZ는 현행대로 유지하면서 거제도 남쪽과 제주도 남쪽의 KADIZ를 인근 FIR와 일치시키는 형태로 조정한 것이다. 정부는 15일경 김관진 국방부 장관 명의의 KADIZ 확대안을 관보 등에 고시할 계획이다. 재외공관 등을 통해 국외 인증 절차도 밟는다.

국방부 관계자는 이번 방공식별구역 조정은 국제 항공질서 및 국제 규범에 부합하는 것으로서 민간항공기 운항에 제한을 가하지 않으며 주변국의 영공과 해당 이익도 침해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이날 중국과 일본 등 주변국들에 충분히 사전 설명을 했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KADIZ 내에서의 우발적인 군사적 충돌을 방지하고 항공기의 안전을 보장하는 데 필요한 조치들에 대해서도 관련국들과 협의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이 일방적으로 선포한 방공식별구역을 통과하는 한국의 민항사가 비행계획을 사전 통보하는 문제와 관련해 국방부는 중국 방공식별구역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정부의 기존 방침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다만 민항사가 항공기 운항 안전에 필요한 조치를 스스로 할 수 있다는 차원에서 관련 부처에서 이를 검토할 것으로 본다고 언급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한국 군용기가 이어도 상공으로 진입할 때 일본에 사전 통보를 계속할 것인지에 대해 새로 설정된 KADIZ와 일본방공식별구역(JADIZ)의 중첩 문제를 일본 방위성과 협의할 계획이라며 협의가 끝날 때까지 계속 사전 통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젠 사키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 정부 발표 2시간 뒤인 8일(현지 시간) 오전 2시 논평을 내고 한국의 노력을 평가(appreciate)한다는 공식 입장을 밝혔다. 중국 등의 반발을 우려해 명백한 지지 표명을 피하면서 한국 측의 손을 들어준 것으로 해석된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