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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김종훈과 애국가 안 부르는 통진당, 누가 애국자인가

[사설] 김종훈과 애국가 안 부르는 통진당, 누가 애국자인가

Posted February. 21, 2013 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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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훈 미래창조과학부 장관후보은 올드 보이로 가득한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 인사의 파격이자 백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민 1.5세로 미국 시민권자인 김 후보자는 후보 지명과 동시에 대한민국 국적()을 신청해 14일자로 국적을 회복했고 현재 미국 국적 포기 절차를 밟고 있다. 고국에서 봉직()하기 위해 미국적을 포기하는데 따른 대가로 1000억 원에 이르는 세금을 납부하기로 한 결단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도 다른 장관들처럼 청문 절차를 거쳐야 하겠지만 자질과 능력과는 상관없이 국적문제가 결격사유가 된다면 시대착오다.

지구를 하루 만에 비행기로 돌 수 있고 유학이나 결혼이민으로 국경의 의미가 무색한 글로벌 시대다. 이민 1.5세는 대체로 이중언어 구사가 가능하고 다문화 수용력이 높은 사람들이다. 대다수 선진국들이 양국을 아우르는 이들의 잠재력을 이용하기 위해 이중국적을 허용한다.

김 후보자에 대한 국적 시비가 반미종북() 코드의 통합진보당으로부터 나오는 것은 씁쓸하다. 무릇 진보란 이민자와 이중국적에 관대하다. 그런데도 통진당 이상규 이석기 의원 의원은 김 후보자가 미국 중앙정보국(CIA) 자문을 지낸 경력을 문제 삼으며 지명 철회를 주장했다. 자체 행사에서 애국가도 부르지 않는 통진당이 무슨 염치로 김 후보자의 국적을 문제 삼는가. 간난신고()를 겪고 타국()에서 성공한 벤처기업인이 모국을 잊지 않고 자신의 지식과 경험을 모국을 위해 사용하겠다는 게 애국자인가, 아니면 국가안위를 위협하는 북한 핵실험에도 침묵하는 통진당이 애국자인가.

이상규 의원은 어제 정홍원 총리후보자에 대한 청문회에서 군 복무가 완전한 미국인으로서의 통과의례라고 말했던 사람이 진정한 한국인이 될 수 있느냐고 비난했다. 하지만 이민자가 미국시민권을 얻기 위해 미군에 복무하는 것은 특별한 일이 아니다. 물론 국가정보원장이나 국방부장관에 이중국적자는 곤란하다. 그러나 영란은행장에 캐나다인이 임명된 데서 보듯 국가안보 외의 분야에서는 국적을 불문하고 필요한 사람을 쓰는 것이 세계적 추세다. 중국마저도 과학자에게는 사상도, 당성()도 묻지 않느다며 파격적인 대우로 재미() 과학자를 모셔와 오늘날 우주개발의 토대를 마련했다.

미래창조과학부는 문자 그대로 부처간 기술간 경계를 깨고 미래를 위한 신()성장동력을 창출해야 하는 박근혜 신경제의 핵심부처로 김 후보자가 적격일 수 있다. 김 후보자의 국적시비에 미국 한인사회마저 격분하고 있다. 백인도 흑인도 아닌 우리 동포의 국적을 문제 삼은 것은 어불성설이라는 유진철 미주총련 회장의 말마따나 낡고 편협한 국가관으로 미래에 대비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