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 to contents

신용등급 양극화

Posted September. 18, 2012 08:02   

中文

올해 상반기 비우량 기업들의 신용등급이 줄줄이 하향 조정된 것으로 나타났다. 유럽 재정위기와 경기 침체 속에서 수익성과 재무건전성이 열악한 중소기업과 대기업 사이에 양극화 현상이 빚어지고 있는 것이다.

17일 한국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 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신용평가 3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이 BB+ 이하(투기등급)인 기업 82개사 중 등급이 떨어진 곳이 10개, 부도난 곳이 6개로 집계됐다. 3사 투기등급 분석 대상 82개(중복 포함)의 5개 중 1개가 신용등급이 강등됐거나 부도 처리된 셈이다.

반면 투기등급 기업 중에서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된 곳은 1개에 불과했다.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이 오른 기업 45개 중 BBB 이상(투자적격등급) 기업이 44개로 대부분을 차지했고 BB+ 이하는 1개에 그쳤다.

채권부도율도 투자등급과 투기등급 기업 간의 격차가 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투자등급 기업의 연간 부도율은 0.45%에 불과했지만 투기등급은 5.62%에 이르렀다. 최상위 등급의 부도율은 0%였지만 최하위 B등급 이하는 8.16%에 이를 정도였다.

자금조달시장에서도 중소기업들이 어려움을 겪기는 마찬가지였다. 올해 초부터 이달 13일까지 투자등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액은 48조6782억 원에 이르렀지만 투기등급 기업의 회사채 발행액은 7402억 원에 불과했다. 특히 A 이상 등급 기업이 46조 원 이상을 회사채로 조달했지만, CCC 등급 이하 기업의 회사채 발행은 전무했다.

한 신용평가사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신용등급 상승은 대기업군에 한정됐고 중소기업군은 하락하는 경향이 강했다며 실적 양극화와 함께 경기 회복 지연으로 인한 부실기업들의 유동성 위험이 증가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편 기업뿐만 아니라 개인의 신용등급도 1등급과 10등급의 비중이 모두 커지면서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황형준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