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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상 악몽 발레로 훨훨 아이돌 가수서 순백의 백조로 스테파니 김

부상 악몽 발레로 훨훨 아이돌 가수서 순백의 백조로 스테파니 김

Posted June. 16, 2011 0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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냥 무작정 췄어요. 발레는 워낙 어릴 때부터 해 와서 그런지 오히려 재활에 도움이 되더라고요. 지금도 허리는 아프지만 그냥 밴드 붙이고 무대에 서요.

여성 아이돌 그룹 천상지희 더 그레이스 멤버 스테파니 김(한국명 김보경24사진) 씨의 전화기 너머 목소리가 쾌활했다. 2008년 말 허리 부상으로 가수 활동을 중단했던 그가 발레리나로 한국에 돌아온다. 29, 30일 서울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 7월 2, 3, 5, 6일 울산, 포항, 울진, 영양에서 열리는 2011 한국을 빛내는 해외 무용스타 초청공연 무대다. 집에 들어오면 그대로 쓰러지죠. 그래도 무대 위에서는 아픈 걸 다 잊어버려요. 춤이 너무 좋으니까.

다섯 살 때 발레를 시작한 김 씨는 열다섯 나이에 만 1621세 무용수가 활동하는 보스턴발레단에 입단 제의를 받을 만큼 유망주였다. 비슷한 시기 SM엔터테인먼트에 스카우트되면서 가수의 길을 택했던 그에게 악몽이 찾아온 것은 그로부터 5년 뒤 일본에서 천상지희가 정규 2집을 발표하고 일본 투어콘서트를 준비하던 무렵이었다. 갑작스러운 부상이었다. 그룹 내에서도 댄스 퍼포먼스를 많이 하는 편이었어요. 높은 힐을 신고 춤을 추고. 어느 날 아침에 일어나는데 갑자기 허리가 너무 아파 움직일 수가 없었어요.

결국 2집 활동과 일본 투어는 김 씨를 제외한 멤버 3명만으로 진행됐다. 김 씨는 2009년 초 가족이 있는 미국 샌디에이고로 돌아갔다. 한동안 집 밖에 나가지도 못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김 씨는 그때를 돌아보며 답답했다는 말만 몇 번이나 반복했다.

잊고 있었던 발레가 그때 돌파구가 됐다. 침을 맞고 재활치료를 병행하면서 발레 훈련법 중 하나인 체케티 메서드 교습 자격증을 땄다. 처음엔 아이들을 가르치며 시범만 보였지만 무대에 대한 열망이 부상후유증을 눌렀다. 2010년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에 입학한 그는 그해 미국 로스앤젤레스발레단에 입단했고 올해 초 호두까기 인형에서 아라비안 인형 역을 맡는 등 솔리스트로 활약하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지젤의 몇 장면과 직접 안무한 프래질(Fragile)을 선보인다. 가수 활동 때도 자신이 서는 무대 안무는 직접 짜는 편이었다는 그는 사랑을 막 시작했을 때의 아슬아슬한 감정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는 4월 주역 데뷔 공연에서 수석무용수로 깜짝 승급한 독일 슈투트가르트발레단의 강효정 씨, 네덜란드댄스시어터2의 원진영 씨 등 해외에서 활약해온 한국 무용수 6명이 국내 정상급 무용수들과 기량을 겨룬다.

현재 SM엔터테인먼트와 계약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그는 아직 확실히 결정된 건 없지만 앞으로 한국에 돌아와 학교도 다니고 가수로도 컴백하고 싶다면서 가수로서든 무용수로서든 인정을 받은 뒤 제가 가진 걸 아이들에게 가르치며 나누는 학교를 세우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