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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때문에 꾸지람 엄마에게 용서 못받을 짓을

게임 때문에 꾸지람 엄마에게 용서 못받을 짓을

Posted November. 17, 2010 0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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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게임에 빠진 중학생이 게임을 못하게 하는 어머니를 살해한 뒤 자신도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16일 오전 7시 반경 부산 남구 대연동 김모 씨(43여)의 집 안방 침대에서 김 씨가 숨져 있는 것을 초등학생 딸 이모 양(11)이 발견했다. 5분 거리에 살고 있는 외할머니가 손녀의 전화를 받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집안을 둘러보던 중 베란다 가스배관에서 전깃줄에 목을 매 숨진 김 씨의 아들 이모 군(15중3)의 시신도 발견했다. 이 군 책상에는 할머니! 게임 때문에 엄마에게 야단을 맞았는데 용서받지 못할 짓을 했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적은 메모지 한 장이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 가족은 지난해 11월 경남 김해시에서 부산으로 이사를 왔다. 아버지는 2000년 사업을 하러 중국에 갔다. 그 뒤 부부는 별거 상태였다. 김 씨는 사진관 보조 일을 하면서 생계를 꾸렸다. 귀가 시간이 늦어 남매를 돌볼 시간이 없었다.

부모 관심에서 벗어났던 이 군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컴퓨터 게임에 빠졌다. 총과 칼로 잔인하게 싸우는 폭력성 게임만 했다. 학원에도 다니지 않고 방에 틀어박혀 오전 23시까지 했다. 지난해에는 전문기관에서 세 차례 중증 게임중독 상담을 받기도 했다. 이날 이뤄진 부검에서 김 씨 얼굴에선 타박상, 멍, 손톱에 긁힌 자국이 발견됐다. 경찰은 전날 오후 11시경 두 사람이 평소보다 훨씬 심하게 다퉜다는 딸의 진술로 볼 때 이 군이 홧김에 어머니를 목 졸라 살해한 뒤 죄책감 때문에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윤희각 tot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