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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 잎새주 소믈리에들 혀끝 가장 당겼다

호남 잎새주 소믈리에들 혀끝 가장 당겼다

Posted June. 21, 2010 0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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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오전 11시경 서울 동대문구 회기동 경희대 호텔관광대 강의실 302호.

강의실 정면에는 전통주(희석식 소주) 품평회라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이어 내로라하는 국내 소믈리에와 전통주 업계 관계자 43명이 강의실로 하나둘씩 모였다. 2인용 책상 위에는 일반 종이컵 11개와 소주 감별 후 뱉을 수 있는 큰 컵이 가지런히 놓여 있었다. 11개 종이컵에는 국내시장 점유율이 높은 소주 11종류가 담겨진 후 덮개처리 됐다.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가 주관하는 제12회 와인 소믈리에 국제학술 심포지엄 행사의 하나로 열린 이날 품평회에서 소믈리에들은 라벨을 가린 상태에서 와인을 시음하고 평가하는 블라인드 테이스팅 방식으로 소주의 맛을 감별했다. 소믈리에들은 소주 이름은 알지 못한 채 1번부터 11번까지 알코올 도수가 낮은 순부터 높은 순으로 냄새를 맡고 색을 확인한 뒤 시음을 했다. 와인을 감별할 때처럼 소주를 목으로 넘기지 않고 입안에 머금은 후 뱉어낸 다음 입안에 남아 있는 맛, 향, 여운 등을 천천히 느끼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감별이 끝난 뒤에는 색 향 맛 여운 등 4가지 항목별로 심사평가서에 채점했다. 색은 불순물의 여부와 완전 투명함을 기준으로 5점을, 향은 잡냄새와 청량감 정도에 따라 10점이 배점됐다. 맛은 마시기 힘듬과 뒷맛이 없는지를 기준으로 10점, 여운은 거침과 개운함에 따라 5점 등 총 30점을 만점으로 채점됐다. 소믈리에들은 와인을 감별할 때보다 더 진지한 자세로 품평회에 나섰다. 1시간여에 걸친 행사가 끝난 뒤 43명의 소믈리에들은 채점표를 제출했다.

최종 점수는 최고점 1항목과 최저점 1항목을 제외한 후 집계됐다. 30점 만점에 항목당 최고와 최저 점수를 준 1명씩을 제외한 41명의 점수를 합하면 총점은 1230점. 심사 결과 전라도 지역 보해에서 생산하는 잎새주(19.5도)가 871점을 받아 최고 소주의 영예를 안았다. 경상도 무학에서 내놓은 화이트 소주(19.9도)와 서울경기지역 롯데에서 만든 처음처럼 쿨(16.8도)이 각각 852점과 851점을 받아 2, 3위를 차지했다. 이 밖에 산 소주(강원도, 롯데)가 843점, 참이슬 후레쉬(서울경기도, 진로)가 833점을 받아서 각각 4, 5위에 이름을 올렸다.

심사위원으로 참가한 권진혁 씨(26)는 와인이 좋아 5년째 소믈리에로 활동하고 있지만 소주 감별은 처음인데 색과 향이 비슷해 평가하기 까다로웠다며 하지만 물 종류, 첨가물, 알코올도수에 따라 맛에 조금씩 차이가 났다고 말했다. 권 씨는 한번에 마시는 소주 특성상 목 넘김이 좋고 자극이 없어 마시기 편한 소주에 가장 높은 점수를 줬다고 덧붙였다.



장영훈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