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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이 대통령 정국 수습 없이 국정 성과 내기 어렵다

[사설] 이 대통령 정국 수습 없이 국정 성과 내기 어렵다

Posted June. 11, 2010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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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계의 한 원로는 이승만 대통령이 종전()을 하려는 미국에 맞서 반공포로를 석방했던 정도의 용기를 이명박 대통령이 갖고 있지 않다면 국정에서 실패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 원로는 62지방선거 결과에 대해 (이명박 정권이) 안에서 권력싸움만 하고 있다. 기회주의자들만 모여서 그때그때 모면만 하려 든다면서 이 대통령이 완전히 바뀌지 않고는 회복이 불가능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과거 정부에서 대통령수석비서관과 장관을 지낸 한 인사도 선거를 져놓고도 왜 졌는지 제대로 인식을 못하고 있는 것 같다는 말했다. 여당의 패배가 명백한 이명박 정권의 중간성적표가 나온지 11일이 되었는데도 이 대통령은 화난 민심에 대해 구체적 답안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한나라당에서 연일 터져나오는 인적국정 쇄신 요구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좀 상황을 지켜보자는 식이다. 참모들은 아마 한나라당 전당대회나 728 재보선 결과도 봐야 하니까 아직 대통령이 나설 단계가 아니라고 보고했을지 모른다. 대형사고가 터졌는데 마치 아무일 없었던 듯 딴청을 부리는 것처럼 보인다.

이명박 정부는 이제 두달 남짓 후면 임기반환점을 돈다. 이 대통령은 선거 패배후 첫 일성으로 경제에 매진할 것이란 얘기를 했다. 선거결과를 성찰하겠다는 말도 있었지만 이후 움직임을 보면 절박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경제든 안보든 제대로 추진력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국민의 에너지를 한 데 모으는 구심력이 확보돼야 한다. 이 대통령은 그런 의미에서 가장 책임이 막중한 정치인이다. 누구보다 이 대통령이 당장 정국 수습의 전면에 나서야 하는 이유다.

한나라당 초선 의원들은 어제 재보선 이전 청와대 참모진 개편, 국정운영시스템 개선, 수평적 당-청관계 정립, 세종시와 4대강 사업에 대한 민심 적극 수용 등을 포함한 6개항의 쇄신안을 요구하는 연판장을 돌렸다.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도 인사는 늦어지면 늦어질수록 부작용과 혼란만 커질 뿐이라며 대통령이 즐겨 쓰는 말씀대로 전광석화처럼 빠른 인적쇄신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방향은 이미 나와 있다. 세종시나 4대강 사업 등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이명박 정부의 소통부족과 폭넓게 유능한 인재를 구하지 못하는 측근연고 중심의 폐쇄적 인사를 타파해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와 정부, 한나라당이 모두 인적쇄신의 대상이지만, 그 중에 1번은 청와대가 돼야 한다. 반대세력에 발목잡혀 국정이 표류하고 아무 것도 되는 일 없는 정부가 된다면 이 대통령 개인을 떠나 나라의 불행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