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금강산 협박이 마침내 갈 데까지 갔다. 북한은 어제 금강산에 있는 우리 정부 소유 이산가족면회소와 소방대, 한국관광공사의 문화회관 온천장 면세점을 몰수했다. 북한은 나머지 남측 부동산도 동결하고 관리인원을 추방하겠다고 밝혔다. 이산가족면회소는 남북이산가족의 상봉을 위해 정부가 600억원을 들여 지은 건물이다. 입만 열면 민족끼리를 외치더니 민족의 인도적 염원마저 짓밟고 있다.
북한은 3월4일 남한 당국이 금강산 개성관광을 막으면 사업계약을 파기하겠다고 위협한 뒤 점점 압박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후 진행된 남측 부동산 조사와 동결 조치는 재산을 빼앗기 위한 준비단계였다. 북한은 이미 개성공단 통행 차단을 시사했기 때문에 이같은 강도짓이 개성공단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의 최근 대남()행보는 이성을 잃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북한의 온라인매체 우리민족끼리는 김일성 생일 축하 불꽃놀이를 비판한 이명박 대통령을 거명하며 우리의 존엄을 모독한 값을 톡톡히 치르게 될 것이며 이제 그것을 직접 맛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몰수소식을 밝힌 북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담화는 천안함 사태를 거론하며 지금 정세는 금강산관광은 고사하고 전쟁이 일어나느냐 마느냐 하는 위기일발의 최극단에 와있다고 주장했다. 대화로 문제를 풀자는 자세가 아니다.
금강산 관광은 2008년 7월 관광객 박왕자 씨를 북한 초병이 사살한 이후 중단됐다. 북한은 진상규명, 재발 방지,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조치만 하면 관광을 재개할 수 있는데도 책임을 우리에게 떠넘기며 사태를 악화시키고 있다. 투자보장을 비롯한 남북 합의를 깡그리 무시하는 북한의 협박에 굴복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천안함 피격에 북이 황장엽 암살을 기도하는 마당에 지금 금강산에 연연할 때가 아니다.
북한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서는 경제적 손실을 감수하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무작정 끌려 다니다 보면 더 큰 비용을 치를 수 있다. 그동안 200만 명이 금강산을 방문해 결과적으로 북한 정권의 돈지갑 노릇을 했다. 투자금과 관광대가로 4억8000만 달러를 북한에 건넸지만 북한은 관광객을 사살하고 남한 재산 몰수에 나섰다. 현대아산과 협력업체가 투자한 3500여 억 원과 정부가 투입한 600억원에 연연할 일만은 아니다. 정부 국민 기업이 북의 무도한 협박에 한걸음도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를 다져야만 우리를 지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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