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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초등학생 아침 달리기

Posted March. 03, 2010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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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아이들은 체격은 커졌는데 체력은 오히려 약해지고 있다. 지난해 교육과학기술부가 국회에 제출한 20002008년 학생신체능력검사 결과에 따르면 체력 수치가 9년간 지속적으로 떨어졌다. 전체 학생을 5등급으로 나누었을 때 체력이 좋은 12급 비율이 2008년에는 33%로 2000년 41%보다 8%포인트 줄어든 반면 최하등급인 45급 비율은 31%에서 42%로 11%포인트나 늘었다. 덩치 큰 약골이 많은 이유는 학교체육을 비롯해 평소에 운동을 하지 않는 탓이 크다.

운동 잘하는 사람은 공부를 못한다는 얘기는 진실이 아니다. 오히려 운동을 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사실이 뇌에 관한 많은 연구에서 입증됐다. 운동은 뇌의 신경세포 사이를 연결하는 망()을 만들어내며 뇌 세포에 혈액과 영양을 공급한다. 특히 운동을 할 때 뇌에서 만들어지는 뇌 성장인자(BNDF)는 지적 능력을 향상시킨다.

미국 시카고 네이퍼빌 고등학교에서는 2005년부터 학생들에게 정규수업 시작 전 0교시에 강도 높은 운동을 하게 한다. 그러자 놀라운 변화가 나타났다. 아이들의 체력이 좋아졌을 뿐 아니라 집중력이 높아지고 성적이 향상됐다. 이 학교는 세계 학생들이 참가하는 학업성취도 시험인 수학 과학 학업성취도 비교평가(TIMSS)에서 과학 1위, 수학 5위의 높은 성적을 보였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말이 실제로 증명된 많은 사례 중 하나다. 우리나라의 민족사관고도 이런 방식의 수업 전 운동을 도입해 운영하고 있다.

서울 성북초등학교가 수업 시작 전에 매주 3회 이상 아이들에게 달리기를 시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지난해 4월 운동장 한 바퀴를 뛰기도 힘들어하던 아이들이 지금은 서너 바퀴를 너끈히 돈다. 12월 아이들의 체력을 측정했더니 체지방은 감소하고 순발력 근지구력이 좋아졌다. 진짜 효과는 다른 데서 나타났다. 아침 달리기를 하고 난 아이들은 집중력이 좋아지고 수업태도가 향상됐다고 교사들은 말한다. 학부모와 학생들이 귀담아 들을 얘기다. 아이들은 공부를 잘 하기 위해서도 적당한 운동이 필요한데, 운동은 공부에 방해가 된다는 잘못된 인식이 아이들을 약골로 만들고 있다.

정 성 희 논설위원 shch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