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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 내리는 축구장에 1만4000명 산타

Posted December. 26, 2009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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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비가 추적추적 내렸지만 사랑을 실천하려는 열기는 뜨거웠다.

성탄절인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홍명보장학재단 주최 셰어 더 드림 풋볼드림매치 2009. 경기 시작 시간인 오후 2시가 넘어서도 비가 내렸지만 1만3785명이 참가했다. 섭씨 3.3도에 체감 온도는 영하의 날씨임에도 부모의 손을 잡은 어린이, 연인, 나이 지긋한 어르신 팬들은 산타클로스 모자를 쓰고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선수들이 펼치는 플레이에 갈채를 보냈다. 대표팀 올스타가 주축인 사랑팀과 올림픽대표로 구성된 희망팀은 재치 있는 플레이와 골, 그리고 다양한 세리머니로 팬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결과는 4-4 무승부.

희망팀 사령탑 홍명보 올림픽대표팀 감독은 2003년부터 7년째 축구를 통해 사랑을 실천하고 있다. 이날 참가자는 소아암 환자 및 불우 청소년 등 일부 초청 팬을 제외하고는 모두 기부금을 낸 팬들이다. 홍 감독은 새로운 기부 문화 확산을 위해 이번부터 테마가 있는 자선으로 팬들에게 다가갔다. 5000원에서 10만 원까지 기부금을 내고 가입한 나눔 서포터스를 초청해 자선 축제를 연 것이다. 이번에 나눔 서포터스들이 낸 후원금 약 2000만 원은 형편이 어려운 축구 유망주 1명을 브라질로 유학 보내는 수호천사 프로젝트 자금으로 쓰인다. 이날 희망팀으로 참가한 변수호(알로이시오초교 6년)가 1회 수호천사 주인공.

선수들도 나눔의 의미를 새롭게 했다. 올해 프로축구 27년 사상 처음 K리그 500경기 출장의 금자탑을 이룬 골키퍼 김병지(경남)는 7년 연속 참가했다. 김병지는 축구 하나로 많은 불우 아동이 혜택을 받는다. 후배들도 뜻 깊은 행사를 함께하며 소외계층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역시 7년 연속 참여한 사랑팀 황선홍 감독(부산 아이파크)은 사랑 나눔에 언제나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20세 이하 월드컵 8강의 주역인 구자철(제주)은 평소 존경하던 선배들과 사랑 나눔을 함께해 너무 기뻤다고 했다. 홍 감독은 추운 날씨에도 많은 팬이 찾아줘 감사하다. 더욱 발전된 모습으로 찾아뵙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지난해에 이어 이날도 캐럴 합창 기네스북 도전은 실패했다. 2007년 11월 미국 시카고의 한 라디오방송국 주최로 열린 단체 캐럴 부르기 행사에서 수립한 1만4750명의 세계 기록을 아깝게 경신하지 못했다. 조중연 대한축구협회 회장은 이날 3000만 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양종구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