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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중국, 북한 비핵화더 멀어지게 하지 않았나

[사설] 중국, 북한 비핵화더 멀어지게 하지 않았나

Posted October. 07, 2009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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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북한의 조속한 6자회담 복귀 약속을 받아내는 데 실패했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5일 원자바오 총리에게 조미(북미) 회담 결과를 보고 6자회담을 포함한 다자회담을 진행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북미관계는 양자회담을 통해 반드시 평화적인 관계로 전환돼야 한다는 말도 했다. 6자회담을 언급하기는 했지만 북미관계가 그들의 뜻대로 돼야 참석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중국이 이 정도의 언급에 만족한다면 북핵 해결을 위한 6자회담 의장국이란 위상이 무색하다.

중국은 북에 상당한 경제지원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원 총리가 이끈 대표단은 경제원조에 관한 교환문서를 비롯해 여러 개의 대북 협정과 합의문에 서명했다. 중국이 전액 부담하기로 한 압록강대교 건설비만도 1700억원으로 추정된다. 북이 선물 보따리를 받아들고 중국의 체면을 살려주기 위해 마음에 없는 6자회담을 언급했을 가능성이 크다.

중국의 지원이 북에 대한 국제적 제재 내용을 담은 유엔 결의 1875호에 위배되지 않는지 면밀히 따져봐야 한다. 1875호 결의에는 모든 회원국은 북한 주민에게 직접적으로 도움이 되는 인도주의 및 개발 목적이거나 비핵화를 증진시키는 용도를 제외하고는 북한에 새로운 공여나 금융지원, 양허성 차관()을 제공하지 말 것을 촉구한다는 내용이 들어 있다. 중국이 대북 영향력을 유지하기 위해 유엔이 금지한 지원을 약속했다면 안보리 상임이사국 자격이 없다. 북은 중국의 태도를 보고 국제제재 전선에 균열이 생겼다고 판단해 핵 개발에 더 자신감을 가질 수도 있다.

북이 미국과의 양자회담을 고집하는 이유를 중국도 잘 알 것이다. 북은 북미가 만나 핵군축과 평화협정 체결, 주한미군 철수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줄곧 주장해왔다. 이 주장이 먹힌다면 북은 핵보유국의 지위를 공인받는 셈이다. 그리고 6자회담은 열린다 하더라도 북미회담의 들러리회담으로 전락하고 말 것이다.

북의 술책에 넘어가지 않으려면 국제사회가 단호하게 대응해야 한다. 미국 국무부는 북-중회담 결과에 대해 6자회담이 최선의 방안이라는 점에 (한미일중러) 5자간에 의견이 일치돼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그나마 다행이다.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도 어제 북핵문제는 6자회담에서 논의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10일 베이징에서 한중일 정상회의가 열린다. 3국 정상이 북의 비핵화를 위한 공조에서 진일보한 결과를 창출하기를 기대하고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