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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코드 문화권력 문화예술위의 파행

Posted July. 11, 2007 03:13   

한국문화예술위원회(예술위) 김병익 초대 위원장이 9일 사퇴했다. 예술위는 현장의 목소리를 담겠다며 2005년8월 공무원들이 운영하던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을 예술인이 운영하는 민간기구로 탈바꿈시킨 것이다. 정부 출범 초기 좌파 인사들이 문화계 요직을 채우면서 예술위도 위원회(11명)와 9개 소위원회 100여명 위원들 대부분이 비슷한 성향 인사들로 채워졌다.

예술위는 문예진흥 기금, 복권기금을 합쳐 한 해 1100억원을 문인 음악가 미술가들에게 나눠준다. 막대한 돈줄을 쥐고 있으니 가난한 예술가들에게는 큰 권력이며 공정성과 투명성이 생명이다. 그러나 출범 후 내내 돈 배분을 둘러싸고 잡음이 많았고 적재적소에 배분되지 못해 혈세 낭비라는 지적이 많았다. 이번 위원장 사퇴 계기가 된 원 월드뮤직 페스티벌(경기도 이천10월5일7일) 껀도 마찬가지다.

위원회 소속 한명희(68) 전 국립국악원장이 구체적인 내역도 없는 10억원이란 큰 돈을 집행해 줄 수 없다고 했다가 강행움직임이 일자 위원회를 상대로 공연행사 추진 중지 가처분신청을 내 버렸다.

위원회의 파행은 예상된 것이었다. 민주주의적 합의라는 명목 아래 위원장을 호선으로 하고 표결을 통한 의사결정은 나눠먹기, 편가르기 배분을 불렀다. 예술위 한 관계자는 위원회를 중심으로 장르 별로 포진된 위원들은 심사위원, 기획자, 수혜자 등 1인 다역을 하며 지원금을 타 내기에 급급했다며 어차피 다시 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니 있을 때 제 식구 챙겨주면 좋은 것 아니냐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런 실정이니 예술위가 연기금 운용기관 경영평가에서 2005년 2006년 연달아 최하위를 기록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예술위의 파행은 돈과 코드로 문화 판을 장악하려는 이 정부의 의도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정치판이 아닌 작업실에서 남이 아닌 자기 자신과 싸워야 할 예술가들로 하여금 예술이 아닌 정치를 하면 돈이 생기는 시스팀을 만들어준 것은 예술에 대한 모독이다. 예술위의 불순한 행태 속에서 진짜 지원금이 필요한 순수 예술가들의 탄식과 분노가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