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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계, 정책조언 Yes 줄서기 No 분위기

Posted March. 19, 2007 07:11   

그때 회의를 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클린턴 대통령의 전화가 걸려 와서.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행정대학원(케네디스쿨) 교수 강의에서는 이처럼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실명으로 등장하는 예가 많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국방부 차관보로 일했던 경험 때문이다. 나이 교수처럼 미국에서 학자가 행정부에 참여해 자기 분야의 전문성을 국가 정책에 반영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로 여겨진다.

미국대학교수연합(AAUP)은 1969년 채택한 교수와 정치 활동에 관한 선언문에서 교수는 시민의 일원으로서 선생과 학자로서의 의무를 일관되게 다할 수 있는 한 정치 활동을 할 자유가 있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선거를 앞두고 특정 후보 캠프와 사적 인연을 맺는 줄 서기를 미국 교수사회에서 찾아보긴 어렵다. 민주, 공화로 양분되는 이념적 스펙트럼의 한 영역에서 꾸준히 쌓아 온 전문성과 프로젝트 수행 등 대외 활동의 결과가 정치 참여로 연결되는 경우가 상대적으로 많다.

또 큰 조직을 맡아 성공적으로 이끌어 본 경력이 없는 교수가 바로 장관을 비롯한 거대 기관의 총책임자로 임명되는 예도 극히 드물다. 대부분 전문 분야와 관련된 실무 부서에서 차관보 이하의 중상위 실무 간부 직으로 참여한다.

클린턴 행정부 당시 조지프 나이 하버드대 교수, 예일대 해럴드 고 교수가 국방부와 법무부에서 차관보로 일한 사례뿐 아니라 해당 학문 분야 최고 전문가로 평가받아 온 50대의 교수들도 장차관 등 기관장급이 아닌 자리를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백악관 국가안보 보좌관으로 진입한 콘돌리자 라이스 현 국무장관은 스탠퍼드대의 러시아 전문가인 동시에 학장으로서 뛰어난 조직관리 능력을 인정받았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서 한반도 정책에 영향을 미쳐 온 전현직 간부들 가운데도 교수 출신 전문가는 많다. 국무부의 필립 젤리코 자문관, 로버트 조지프 비확산 차관, 백악관의 빅터 차 동아시아 담당 보좌관도 교수 출신이다. 이들은 예외적인 사례이며 대다수 교수는 정치 참여에 별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교수 직 유지에만도 무한대의 노력이 요구되기 때문에 한눈을 팔기가 쉽지 않은 것이다.

한편 미국에서 교수들이 행정부에 진출할 때는 휴직 처리하는 것이 보통이다. 하버드대의 경우 종신교수 자격을 얻은 교수가 행정부 진출로 학교를 비우면 2년까지 휴직을 허용한다. 2년 안에만 돌아오면 언제나 복직이 가능하다.



공종식 김승련 kong@donga.com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