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젠 정말 뭔가 보여줄 수 있을까.
골프 천재 소녀 미셸 위(17사진)는 최근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의 무모한 성() 대결은 이제 그만두어야 한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지난해 10월 프로 데뷔 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정상의 언저리를 맴돌았을 뿐 정작 우승이 없는 데 대한 주위의 시선도 따가웠다.
실제로 올해 출전한 LPGA투어 4개 대회(HSBC 매치플레이챔피언십 제외)에서 모두 5위 안에 들었지만 우승컵을 안는 데는 실패해 2% 부족하다는 평가를 들었다.
물론 동정론도 있다. 10대의 나이를 감안하면 이 정도 성적도 대단하다.
하지만 누구보다 미셸 위 자신이 우승에 목말라 있다.
그런 그가 28일 프랑스 에비앙레뱅의 에비앙마스터스GC(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에비앙마스터스 2라운드에서 공동 선두를 이뤘다.
그동안 선두로 나선 적은 여러 차례 있었다. 이번에는 경기 내용이 뛰어나 첫 승을 향한 기대감을 높였다. 보기 없이 버디만 6개 기록해 데일리베스트인 6언더파 66타를 쳤다. 장타와 아이언 샷, 퍼트의 3박자가 잘 맞아떨어졌다. 무리한 드라이버 공략 대신 무더위 속에 딱딱해진 페어웨이의 특성을 노려 3번 우드를 자주 뺀 대목도 한결 성숙해진 모습. 버디 5개가 3.5m 이내의 퍼트에서 나왔을 만큼 아이언 샷이 정교했다.
행운도 따랐다. 18번 홀에서 티샷이 심하게 왼쪽으로 휘어졌으나 나뭇가지에 맞고 페어웨이에 떨어졌고 세컨드 샷을 영리하게 레이업한 뒤 파 세이브를 했다.
중간 합계 9언더파 135타를 기록한 그와 동타를 이룬 캐리 웹(호주), 로레나 오초아(멕시코)는 올 시즌 나란히 2승을 올린 강호들이다.
소속사 CJ가 긴급 공수한 햇반을 비롯한 한국 음식을 먹고 출전한 박세리는 4언더파 68타를 쳐 공동 선두에 1타 뒤진 4위(8언더파 136타)에 올랐다.
1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끝낸 김미현(KTF)은 5위(7언더파 137타)로 순위가 밀렸다.
지난해 챔피언 폴라 크리머(미국)와 골프 여제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은 공동 6위(6언더파 138타).
김종석 kjs0123@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