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경제는 4% 성장했지만 국민소득은 외환위기 이후 가장 낮은 0.5% 증가에 머물렀다.
국민소득 증가율은 1996년 이후 한 번도 경제성장률을 웃돌지 못했다. 경제가 성장한 만큼 국민의 호주머니는 두둑해지지 않는다는 뜻이다.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2005년 국민계정(잠정)에 따르면 2000년 불변가격 기준으로 지난해 국민총소득(GNI)은 2004년보다 0.5% 늘어나는 데 그쳤다. 8.3% 감소했던 1998년 이후 가장 낮다.
GNI 증가율은 2002년을 빼면 10년째 경제성장률을 밑돌고 있다. 싼값에 수출하고 비싸게 수입하는 구조가 굳어진 탓이다.
지난해에는 국제유가 상승, 반도체가격 하락 때문에 교역조건이 더욱 악화돼 실질소득 감소 금액이 2004년의 갑절인 46조 원에 이르렀다. 이렇게 되면 지표경기가 좋아져도 국민이 피부로 느끼는 체감경기는 개선되지 않는다.
LG경제연구원 신민영(민) 연구위원은 교역조건은 주로 외부의 힘에 의해 결정되기 때문에 단기간에 바꿀 수 없다며 장기적으로 산업 및 수출구조를 선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GNI는 제자리걸음을 했지만 달러화로 표시되는 1인당 국민총소득은 지난해 1만6291달러로 2004년보다 2098달러(14.8%) 증가했다. 그러나 원화를 기준으로 하면 2004년 1625만 원에서 지난해 1669만 원으로 44만 원(2.7%) 늘어나는 데 그쳤다.
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 환율이 지난해 크게 하락(원화가치 상승)하는 바람에 일종의 착시() 현상이 생긴 것이다. 원-달러 환율은 2004년 연평균 1144원에서 지난해 1024원으로 11% 떨어졌다. 22일 현재 973.5원으로 하락세여서 올해 국민소득도 환율 효과를 톡톡히 볼 것으로 예상된다.
정경준 news91@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