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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장 무티 내달 내한공연

Posted August. 16, 2004 22:01   

계최고 수준의 지휘 거장 중 한 사람인 이탈리아의 리카르도 무티(63사진)가 자신의 악단인 라 스칼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8년 만에 내한공연을 갖는다. 27세의 나이로 피렌체 5월 음악제 음악감독이 된 뒤, 영국의 필하모니아 오케스트라,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등의 수장을 잇달아 지내며 지휘계 정상에 군림해온 그는 2002년 미 뉴욕 필의 음악감독 영입 제안을 한 마디로 거절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근 밀라노의 라 스칼라 오페라극장 음악감독실로 전화를 걸어 9월 4, 5일 두 번째 내한공연을 갖는 그를 인터뷰했다.

8년 만에 라스칼라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다시 만나게 돼 기쁩니다. 나폴리 출신답게 남부 이탈리아인 특유의 열정적 지휘를 선보인다고 알려져 있는데, 이 말에 동의하십니까.

음악 팬들에게 나의 그런 모습이 강렬하게 부각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번 내한공연에서 차이코프스키의 교향곡 5번을 연주할 예정입니다만, 특히 차이코프스키나 베르디의 작품을 연주할 때 열혈적이라는 평을 듣죠. 그러나 요즘은 케루비니 등 우아한 이탈리아 고전시대의 작곡가에까지 작업 영역을 넓히고 있어요.

2002년, 지휘자라면 누구나 꿈꿀 만한 미국 뉴욕 필 음악감독 자리를 제안 받고도 거절했는데, 어떤 이유에서였습니까.

이미 198092년 미국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를 맡아 활동했으니 미국 오케스트라에서의 경험은 만족스러울 만큼 쌓았죠. 다시 처음부터 시작할 필요는 없다고 느꼈어요. 대신 20062009년에 매년 4주씩 무티 시리즈를 뉴욕 필과 갖기로 계약했습니다.

무티의 악기로 불리는 라 스칼라 필의 개성을 설명한다면.

86년 이 악단 음악감독으로 취임했습니다만, 오스트리아 악단을 연상시키는 균형미와 이탈리아 특유의 빛나고 유려한 음색이 잘 조화를 이룬 최고의 악단이라고 자부하죠.

이례적으로 올해까지 네 번에 걸쳐 빈 신년음악회를 지휘하셨는데, 빈에서 자라거나 교육받지 않은 이방인으로서 어떻게 이 같은 영예를 얻을 수 있었나요.

빈 청중이 제 음악에 공감하기 때문이겠죠. 빈 필과는 32년 전 첫 지휘 이후 밀접한 관계를 맺어왔어요. 2000년 새 밀레니엄을 기념한 빈 필 뉴욕 콘서트에서도 지휘를 맡았죠. 2006년에는 잘츠부르크에서 열리는 모차르트 탄생 250주년 행사에서 빈 필을 지휘할 예정입니다.

무티와 라 스칼라 필은 9월4일 오후 7시 경기 고양시 덕양구 성사동 덕양문화회관에서 열리는 첫날 공연에서 로시니 굴리엘모 텔 (빌헬름 텔) 서곡과 베르디 오페라 막베트(맥베스) 중 발레장면,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을 연주한다.

이어 5일 오후 4시 서울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둘째 날 공연에서는 드보르자크 교향곡 5번과 브람스 교향곡 2번을 연주한다. 5만30만원(4일) 10만30만원(5일). 02-749-1300



유윤종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