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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알찬 국무회의

Posted March. 16, 2004 22:26   

노무현 대통령의 권한이 정지된 이후 고건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의 주재로 처음 열린 16일 오전 국무회의는 탄핵 소추안 가결의 충격이 어느 정도 가라앉은 탓인지 비교적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고 대행은 국정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소관업무의 구체적 추진 일정을 짜서 보고하라며 특유의 꼼꼼한 국정챙기기에 나섰다.

고 대행은 구체적으로 외교안보 분야의 경우 이라크 파병부대의 안전대책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6자회담의 실무그룹 구성 꽃게잡이철에 예상되는 서해상의 우발적인 남북간 충돌 대책 등을 당부했다.

고 대행은 경제분야에선 국가신인도 유지 투자활성화 원자재 수급 서민 물가 안정 중소기업의 자금난 완화 등을 열거하고, 곧 외국인 투자자들과 외신기자들을 총리공관에 초청해 간담회를 갖겠다는 뜻도 밝혔다.

고 대행은 총선을 앞두고 엄정중립 입장을 어긴 사람은 지위 고하를 막론하고 책임을 물어 달라며 선거에서의 엄정중립을 거듭 강조하기도 했다. 또 폭설피해복구비가 어떻게 지급되는지를 주기적으로 파악하라고 지시하는 등 민생 관련 사안은 장관들이 미세한 부분까지 잘 챙기도록 당부했다.

노 대통령은 통상 국무회의 중간에 한 차례 휴식을 갖고 회의 후반부는 토론에 할애했으나, 이날 회의에선 토론 안건이 아예 상정되지 않았다. 이에 따라 평소 3시간이 넘게 걸리던 국무회의가 이날은 2시간20분 만에 끝났다.

이날 국무회의 결과는 노 대통령에게 서면으로 보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고 대행이 박봉흠() 대통령정책실장에게 노 대통령이 국정의 흐름을 놓치지 않도록 알려드릴 것은 알려드리라고 지시한 데 따른 것.

한편 고 대행은 권한대행을 맡은 이후 매일 집무실에서 홀로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하고 있다. 경호상의 이유로 외부 식당을 이용하기 어려운 점도 있지만 국정 전반을 혼자 구상할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한 측근은 전했다.



김정훈 김승련 jnghn@donga.com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