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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치소 수감자 관리에 '구멍'

Posted February. 04, 2004 23:12   

4일 안상영() 부산시장의 자살 소식이 알려지자 부산시민들은 충격과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다.

이런 가운데 법무부 진상조사팀과 부산지검은 안 시장의 수감상황을 제대로 점검하지 못한 부산구치소에 대해 진상조사에 나섰다.

부산 현지 표정=시민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정대규씨(44회사원)는 전문 관료 출신에다 400만 부산시민의 수장이 자살이란 극단적인 방법을 선택해 너무 안타깝다며 진상규명이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효영씨(35주부)는 이런 불행이 반복되지 않도록 정관계는 물론 우리 모두에게 자성의 계기가 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안 시장이 소속된 한나라당 부산시지부는 안 시장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총선승리에 혈안이 된 현 정권의 부산 한나라당 죽이기, 표적사정과 강압수사가 빚은 비극이라고 비난했다. 반면 열린우리당 부산시지부는 고인은 불미스러운 일로 재판을 받아왔지만 부산 발전을 위한 노력과 공적이 평가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시는 이날 오전 오거돈() 부산시장 권한대행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연 뒤 부산시민에게 드리는 글을 통해 충격과 우려 앞에 전 시민이 합심해 부산을 이끌어 가자고 호소했다.

한편 안 시장의 장례를 부산시장()으로 치르기로 한 데 대해 반대하는 네티즌들의 목소리도 적지 않았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안 시장은 형이 확정되지 않은 상태이기 때문에 법상 무죄이므로 시정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해 시장으로 치르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시장의 유족으로는 서울에 거주하는 91세의 노모와 부인 김채정(65)씨, 아들 정훈(30)씨, 출가한 딸(37) 등이 있다.

구치소 조사=부산지검은 이날 오전 대구교정청 보안과장 등 3명의 법무부 조사단이 포함된 진상조사팀(팀장 이철희 검사)을 구성해 안 시장의 시신이 안치돼 있는 사상구 주례동 삼선병원과 부산구치소를 찾아 진상조사를 벌였다.

부산구치소에 따르면 안 시장의 사망시간은 4일 0시45분에서 오전 1시3분 사이인 것으로 추정된다. 안 시장은 3일 오후 8시경 잠자리에 든 뒤 당직 근무자가 4일 0시45분경 수감자들의 동태를 관찰할 때만 해도 누운 채 잠을 잤다는 것.

그러나 18분쯤 뒤 다음 근무자가 동정시찰을 할 때 바닥에 안 시장이 보이지 않아 창문 옆으로 들여다보니 벽에 붙은 선풍기 걸이에 목을 매 있었다고 교도소측은 밝혔다.

김태희() 구치소장은 발견 당시 심장박동이 남아 있어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후송했으나 사망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관리가 너무 허술했다며 반발하고 있다.



조용휘 silen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