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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 방역망 뚫린듯

Posted December. 21, 2003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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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독감이 전국적으로 확산되고 있다.

첫 발생지역인 충북 음성군에 이어 충남 천안시, 충북 청주시, 전남 나주시, 경북 경주시에서도 조류독감에 걸린 것으로 확인되거나 의심되는 닭과 오리가 잇따라 발견됐다.

조류독감 여파로 닭고기와 오리고기의 소비가 줄고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며 관련업체 한 곳이 부도를 내는 등 파장이 확대되고 있다.

농림부는 20일 경주시 안강읍 이모씨 닭 농장 청주시 신촌동 김모씨 오리농장 나주시 매성리 민모씨 오리농장에서 조류독감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닭과 오리가 나왔다는 신고를 접수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들 농장은 최초 발생지역인 음성군 삼성면 H농장과 수백km 떨어져 있어 정부가 이번 조류독감 발생 이후 H농장을 중심으로 설정한 위험지역(반경 3km 이내)과 경계지역(반경 310km 이내) 방역망이 뚫렸을 가능성이 높다.

김창섭() 농림부 가축방역과장은 경주 청주 나주 등 3개 농장에서 기르던 닭과 오리에 대한 정밀 검사에 들어갔다며 23일경 최종결과가 나와야 감염 여부를 알 수 있지만 일단 닭과 오리의 이동제한 조치를 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죽은 오리가 적은 청주농장은 조류독감일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농림부는 보고 있다.

또 20일에는 그동안 위험 및 경계지역으로 분류해 관리하던 음성군 주변을 뛰어넘어 천안시 북면 운룡리 H오리농장에서도 조류독감이 확인됐다.

이 농장은 충북 음성과 진천군, 충남 천안과 아산시, 경기 여주군 등에 있는 오리농장 22곳에 새끼오리를 공급하기 때문에 이 농장을 통해 조류독감이 다른 지방으로 퍼졌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농림부는 추정했다.

정부는 21일 고건() 국무총리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조류독감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조류독감에 대한 경계심리로 소비가 급감한 닭고기의 수급안정을 위해 30여억원을 들여 닭 250만마리를 긴급 수매키로 했다.

또 피해 농가에 대해서는 해당 시 군 보상금평가위원회에서 평가한 시가()대로 보상키로 하고 우선 70억원을 충남도와 충북도에 배정했다. 생계안정비용과 경영안정자금도 빠른 시일 내에 지원키로 했다.

한편 전남 나주 지역의 오리 및 닭 가공업체인 화인코리아는 19일 광주은행과 외환은행에 돌아온 어음 6000여만원을 막지 못해 최종 부도 처리됐다.

이 업체는 지난해 수백억원을 들여 공장을 증설하고 부화장을 인수하면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한 데다 조류독감에 따른 오리 및 닭고기 소비 부진으로 자금난을 겪어왔다.

한편 경주지역 농민들은 문제의 닭들은 이번 조류독감이 처음 발생한 음성에서 가져온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어 방역체계가 철저하지 못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