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위크는 이 같은 사실이 911 테러에 대한 정부의 사후 처리를 조사한 미 상하원 합동위원회의 보고서 초안에 담겨있다고 전했다. 합동위원회는 미 연방수사국(FBI)과 중앙정보국(CIA)에 대해 테러범과 사우디의 연계 가능성을 집중 조사하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고 전했다고 뉴스위크는 덧붙였다.
보고서에 따르면 알 파이잘 왕자비의 계좌에 든 돈이 4년 전부터 사우디 출신 미국 유학생인 오마르 알 바요미의 계좌로 이체됐으며 이 가운데 매월 3500달러씩이 2000년 초부터 2001년 7월까지 911 테러범인 칼리드 알미드하와 나와프 알하즈미 등 2명에게 전달됐다.
또 다른 유학생 오사마 바스난을 통해서 테러조직 알카에다에도 전해졌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도 샌디에이고에 살다가 지난해 미국을 떠난 알 바요미는 2명의 테러범이 미국에 입국하자 환영파티까지 열어줬으며 이웃 주민들은 그가 테러조직과 연관이 있는 게 아닌가 의심했다고 23일 보도했다.
그러나 사우디 왕세자의 외교자문인 압델 알 주베이르는 왕실과 테러범들과의 연계 의혹을 강력 부인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자선활동에 관심이 컸던 알 파이잘 왕자비는 도와달라는 편지를 받으면 누구에게나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알 바요미와 바스난에 대한 지원도 이 같은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것이다. 알 바요미의 경우 알 파이잘 왕자비의 지원 대상자 명단에 없었으나 그의 부인으로 추정되는 마그나 이브라힘 아흐메드에게 돈이 전달됐으며 바스난의 경우 부인의 의료비를 간청하는 편지를 써 왔다는 것.
한편 대니얼 바틀렛 백악관 공보국장은 정부가 911 테러범과 사우디의 연계 가능성을 간과했다는 의회의 비판은 상황의 복잡성을 무시한 견해라고 주장하고 법무부가 연계 의혹을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합동위원회 보고서 초안이 사우디 왕실의 테러범 지원 의혹을 담은 것은 지난해 911 테러범 19명 가운데 15명이 사우디 출신인 것으로 드러난 후 미국 내의 반()사우디 감정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알 파이잘 사우디 외무장관도 이 달 초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할 경우 기지와 영공을 제공하지 않겠다고 밝혀 양국간 갈등이 진정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권기태 kkt@donga.com






